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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정찰위성 ‘만리경-1호’ 실패했지만 만만찮은 정치적·군사적 포석
北 위성 발사 통보 기간 첫날 기습 발사
한미공조 견제·군사정찰자산 확보 시도
합동참모본부는 31일 “군은 오늘 오전 6시 29분께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방향으로 발사된 ‘북 주장 우주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장거리로켓과 ICBM 발사가 가능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하는 모습. [평양 노동신문=뉴스1]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31일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가 결과적으로 실패했지만 다양한 목적을 노린 정치적·군사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날 이례적으로 ‘만리경-1호’를 실은 신형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이 2단 엔진 시동 오작동으로 인해 서해에 추락했다고 신속하게 공개하면서 가급적 빠른 시일 내 2차 발사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우선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군부 2인자인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6월 곧 발사’라고 예고한 시점보다 빨랐다는 점이 주목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오래 끌수록 국제사회의 의구심이 커지고 감시 및 정찰만 강화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며 “북한 나름 국제기구에 인공위성 발사 계획을 통보한 기간 중 첫날 발사함으로써 기습적인 충격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국제해사기구(IMO) 지역별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 측에 31일 0시부터 내달 11일 0시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한 상태였다.

신 국장은 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도 끝났고 7·27 전승절까지는 시간이 남았는데 한국의 누리호 성공을 의식해 체제우월성을 선전하기 위한 차원에서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기상 조건도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지난 25일 차세대소형위성 2호 정상분리 등 성공을 의식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지난 2021년 제8차 노동당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 분야 전략적 과업 추진 계획에 따른 것이다.

당시 북한은 초대형 핵탄두 생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명중률 제고, 핵잠수함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보유, 극초음속무기 개발, 수중 및 지상 고체추진 ICBM 개발과 함께 군사정찰위성 개발 구상을 공개했다.

기술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인공위성 발사 기술은 ICBM 기술과 큰 차이가 없다.

북한 스스로 위성용 로켓과 ICBM은 표리일체라고 시인한 적도 있다.

북한의 이번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도는 일단 정치적으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조에 따른 한미와 한미일 공조 강화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 부위원장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자위력 강화 입장’에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곧 발사할 것이라면서 대량살상무기(WMD)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확산방지구상(PSI) 고위급 회의와 이를 계기로 한 한국과 미국, 일본, 호주 등이 참여하는 훈련, 역대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 그리고 한미 워싱턴선언과 미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반도 전개 계획 등을 비난했다.

군사적인 측면에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확보 노력은 한미에 비해 절대적으로 열세인 정보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리 부위원장은 “군사정찰위성 1호기와 새로 시험할 예정인 다양한 정찰수단들은 미국과 추종무력들의 위험한 군사행동을 실시간으로 추적, 감시, 판별하고 사전억제 및 대비하며 공화국 무력의 군사적 준비태세를 강화하는 데서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미 공군 RC-135S 코브라볼 정찰기를 비롯해 U-2 드래곤레이디 고공정찰기, MQ-9 리퍼 무인공격기, RQ-4B 글로벌호크 고고도무인정찰기 등을 일일이 거론해가며 미국의 ‘정탐행위’를 맹비난했다.

리 부위원장은 또 미국 정찰자산들의 작전반경과 감시 범위가 평양을 비롯한 북한 서북부지대는 물론 주변국까지 포함하고 있다면서 중국 끌어들이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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