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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 금리 내리네?” 중고차 사업 시동거는 카드사들
채권시장 경색에 할부금융 중단
최근 중고차대출 7%대로 하락
DSR 제외 규제 없는 것도 장점

카드채 등 채권시장이 안정을 되찾자 카드사들이 다시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을 조심스럽게 재개하고 있다. 특히 캐피탈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중고차 사업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레고랜드발(發) 채권시장 경색의 직격탄을 맞은 카드사들은 할부금융을 문 닫다시피 했다. 하지만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다시 수익성이 높은 중고차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신차·중고차 금융 금리 본격 인하...발 뺐던 카드사 돌아온다=24일 여신금융협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신형 그랜저를 구매(현금구매비율 20%, 대출기간 60개월)한다고 가정했을 때 카드사의 최저금리는 5.7%까지 내려왔다. 지난 9일 기준 최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하나카드의 전분기 평균 실제금리는 7.02%였다.

주목할 점은 신차금융뿐 아니라, 중고차 금융까지 금리가 소폭 내리며 사업이 재개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여신협회에 따르면 NICE평가 기준 신용점수 900점을 초과하는 이에게 중고차 대출(60개월 할부)을 제공한다고 가정했을 때, KB국민카드의 최저금리는 7.69%(1일 기준), 삼성카드도 8%(4월 1일)까지 내렸다. 두 카드사는 모두 전분기 대출 취급 실적이 없어 평균 금리를 공시하지 않은 금융사다. 중고차 금융 사업을 사실상 중단했었다는 얘기다.

신한카드 다이렉트론도 KCB 기준 신용점수 900점을 초과하는 이에게 같은 조건으로 중고차 대출을 제공한다고 했을 때 최저금리가 7.6%까지 떨어졌다. 이 카드사의 전분기 평균 실제금리는 9.55%에 달했다.

지난해 말 카드사들은 조달 비용이 최대 3배 수준으로 치솟고 카드채 수요가 급감하며 할부·리스 사업을 거의 중단하다시피 했다. 캐피탈뿐 아니라 카드사도 고신용자에게 최고 20%에 가까운 금리를 적용하면서 ‘현금부자만 중고차를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말 금리가 피크(정점)를 찍었을 때 카드사들이 사실상 대출을 중단하는 등 중고차 시장에서 완전히 나갔었다”며 “그러다 금리가 안정되면서 지난달 말부터 카드사들이 중고차 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등 카드사인 신한카드는 신차·중고차·상용차의 구입자금을 지원하는 할부금융의 잔액 구성비가 2021년 11.25%, 2022년 10.87%, 그리고 지난 1분기 말 기준 10.67%로 꾸준히 감소해왔다. 삼성카드도 2021년 86.75%에 달하던 자동차 할부금융의 구성비가 지난해 86.33%로 줄더니 지난 1분기 말 기준 57.27%로 대폭 감소했다.

▶자동차 카드 할부, DSR 규제 적용 안 받아...카드사들 “포기 못해!”=하지만 카드사는 언제까지 할부금융을 마냥 줄일 수는 없는 입장이다. 올해를 시작으로 장기적인 수익 악화가 전망되는 만큼, 중고차 시장 등을 통해 할부금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신차는 카드사, 중고차는 캐피탈’이라는 공식이 깨진 지도 오래다.

특히 중고차금융은 카드사에게 포기할 수 없는 수익 활로다. 신차는 대기시간이 길어 여전히 많은 이들이 기피하는 반면, 바로 차를 얻을 수 있는 중고차의 수요가 더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자동차 할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되지 않는 규제 사각지대에 해당한다. 지난해 1월부터 카드사의 12개월 이상 장기할부와 리스는 대출로 인식돼 DSR 규제를 받지만, 자동차 할부와 같은 직접 카드를 긁어 결제하는 카드할부는 대출로 취급되지 않는다. 카드사에서 대출을 받으면 높은 한도를 받을 수 있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원가가 매력적인 수준으로 내려오면 카드사는 수익성이 높은 할부금융을 다시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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