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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진 실화야?” 30개월 매일 쓰레기 줍던 청년이 찍었다 [지구, 뭐래?]
지난 21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주차장에 버려진 담배꽁초들 [제주클린보이즈클럽]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지난 21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주차장. 검은 돌 위로 하얀 담배꽁초가 뒤섞여 있다. 거의 돌 반 꽁초 반이다. 이 꽁초들은 모두 777개.

그 다음날인 22일 다시 찾은 주차장에서도 500㎖ 들이 생수병 4개와 2ℓ들이 생수병 하나를 가득 채울 만큼의 담배꽁초가 나왔다.

23일 또 함덕해수욕장 주차장. 이날은 담배꽁초가 1150개다.

지난 21~23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주차장에서 주은 담배꽁초들을 모아둔 모습 [제주클린보이즈클럽]

3일 연속 같은 장소에서 집요하게 담배꽁초를 주우며 갯수를 헤아리고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는 이들. 제주클린보이즈클럽 회원들이다.

이 클럽을 시작한 건 2020년 10월 서울에서 온 정연철(33) 매니저와 그의 친구 유제석 씨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제주 살이를 하러 온 이들의 눈에 띈 건 담배꽁초를 비롯한 각종 쓰레기로 더럽혀진 바닷가였다.

가까운 해안부터 조금씩 정리해보자는 두 청년의 의기투합으로 시작된 제주클린보이즈클럽. 지난 30개월 가까운 시간 동안 눈이 오고 비가 오는 궂은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같이 나갔다.

거창한 활동은 아니었다. 100일 단위로 시즌제로 운영, 현재 다섯번째 시즌의 50일을 넘겼다.

[제주클린보이즈클럽]

각자 생업이 있는 터라 출근 전인 오전 8시께 정해진 장소에서 만나 30~40분 정도 쓰레기를 주웠다. 주 활동지는 제주시 애월읍에서 조천읍으로 옮겨왔다.

참여 인원도 그때그때 달랐다. 제주클린보이즈클럽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연락을 취하면 제주 도민이나 여행객,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다. 이렇게 지금껏 214명이 참여했다.

[제주클린보이즈클럽]

매일 주운 쓰레기들과 참여자들의 사진을 남겨 인스타그램에 남겼다. 이 사진들과 쓰레기를 활용한 작품들을 제주 해녀박물관과 한라도서관에 전시 중이다.

정연철 매니저는 “행사처럼 쓰레기를 줍는 건 아니고, 매일 설거지하고 빨래하듯이 가까운 제주도 앞바다의 쓰레기를 가볍게 치우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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