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낙 결집 신호탄?…회동여부 주목
이재명 대표 9일 오후 조문 예정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장인 빈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급거 귀국했다. 장인상을 치르게 된 이 전 대표는 상주 역할에 집중하고 있지만 의도치않게 정치권에 등판해버린 모양새다.
‘이재명 체제’ 민주당에서 대안을 찾아 오던 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9일 오후로 예정된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13개월여만의 ‘조우’에 지대한 관심이 쏠린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8일 장인인 김윤걸 전 교수의 상을 치르기 위해 귀국해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상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이재명 대표가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경쟁자로 맡붙었던 이후 13개월 만의 만남으로, 이낙연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질 때마다 이름이 거론되며 존재감을 지속해 왔다.
장례식장에서 조문 형태로 만남을 갖는 만큼 정치적 대화가 오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 전 대표 측은 장인상을 위해 일시적으로 귀국한 상황인 만큼 정치적 해석도 극구 경계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계파 ‘수장’ 간 만남의 상징성은 무시할 수 없단 지적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가 국내 머물기로 한 10여일 간 이낙연계 세력을 결집해 구심점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이 전 대표 측근들이 직접 언론에 장인상을 알린 것을 두고 정치권에 존재감을 과시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이 전 대표가 8일 오전 귀국한 공항에서부터 이낙연계 의원들의 ‘러쉬’가 이어졌다. 설훈 의원을 비롯해 윤영찬, 전혜숙, 양기대, 김철민 의원 등이 공항에서 이 대표를 맞이했다. 빈소에는 민주당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오영환 의원을 시작으로 설훈, 박광온, 홍영표, 김민석, 강병원 의원,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도 줄지어 조문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빈소를 찾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 |
빈소를 찾은 민주당 의원들은 조문하는 자리인 만큼 정치적인 얘기는 하지 않았다며 정치적 의미 부여에 선을 그었다.
설훈 의원은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장례에 대한 얘기를 잠깐 나눴고 정치적인 얘기는 일체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친이낙연계’ 결집에 대한 질문에 설 의원은 “남아 있는 시간들이 많이 있고 또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에 서둘러서 뭘 하겠다는 생각은 권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와 당의 미래 등에 관한 대화를 나눌 것이냐는 질문에 “오늘은 조문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따뜻한 위로의 말씀 드리고 나올 것”이라며 “정치적인 현안이나 당의 문제를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낙연계 회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설훈 의원은 “약간의 시간이 있으니, 자연스럽게 만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6월부터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한반도 평화와 국제정치를 연구하기 위해 체류 중으로, 오는 6월 귀국할 계획이다.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