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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문업도 열어줬는데...은행권 ‘일임업’도 군침
“비이자이익 확대 위해 꼭 필요”

금융당국이 비(非)이자이익 확대 방안의 하나로 은행권의 일임업 허용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은행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이후 일임업 역량을 갖춰온 데다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서라도 일임업 진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부동산에 국한됐던 은행의 투자자문업을 전면적으로 열어준 만큼 일임업 허용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헤럴드 경제 3월 20일자 13면 참조〉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의 비이자수익 제고 방안으로 조만간 일임업 진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와 별개로 비이자수익 확대 방안으로 일임업 관련 사항이 다뤄질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이 부분에 대해서 논의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전부 또는 일부를 일임받아 운용하는 일임업은 은행권의 대표적인 숙원사업으로 꼽혀왔다. 이자마진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성장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다는 게 은행 입장이었다. 은행은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회의에서 해당 입장을 재차 전달하기도 했다.

현재 일임업을 할 수 있는 곳은 증권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으로 금융투자업권에 한정돼 있다. 은행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만 투자일임업이 허용된 상태다.

다만 올 초 금융당국이 부동산에만 허용됐던 자문업을 전격적으로 열어주면서 은행권에서는 일임업까지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은행 관계자들은 “ISA를 운용하면서 일임 진출 역량을 쌓아온 데다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 탈피를 위해서라도 일임업 진출은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은행의 수익 다각화에 대한 공감대는 이뤄졌지만, 실제 일임업까지 허용될지는 미지수다. 은행의 운용 역량이 제대로 검증받지 못한 데다 자칫 업권간 경쟁구도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업무설명회에서 박영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파트너는 “자산관리나 중개 수익은 자산운용사와 증권사가 취급하는 투자일임업, 신탁·자문업의 영역이라 국내 은행은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증권사, 운용사는 압도적인 고객파워를 가진 은행이 일임업에 진출하면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금투업계 관계자들은 “은행이 제대로 운용 역량을 쌓지 못한 데다 부동산 외 추가로 자문업을 허용받은 곳이 한 곳에 불과하다”며 “자문 조직이나 역량도 갖지 못한 곳들이 일임업 진출을 노리는 것이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맞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자문업을 열어주지 않았느냐”며 “일임업까지 한번에 허용해주기는 아직은 어렵지 않은가 싶다”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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