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안보 위협을 논의하는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틱톡이 일부 사용자 자료가 중국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인정해 의원들의 분노를 키웠다.

23일(현지시간) 열린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틱톡의 안보 위협을 제기하며 추 쇼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앞서 미국 의회는 2023회계연도 예산법안에 정부 내 모든 기기에서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미 의회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미국에서 틱톡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현재 미국인의 약 1억5000만명이 틱톡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소속의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위원장은 “중국 공산당은 틱톡을 이용해 미국 전체를 조종할 수 있다”며 “틱톡은 사람들의 위치정보는 물론이고 무슨 말을 하는지와 생물학적 정보 등 상상 가능한 모든 자료를 수집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간사인 프랭크 펄론 의원은 “틱톡이 중국 공산당의 비호 아래에 계속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CEO는 강하게 중국 정부와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는 틱톡 본사는 싱가포르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틱톡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 역시 중국 정부로부터 독립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추 CEO는 사용자 정보 유출 문제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미 의원들의 화를 키웠다. 그는 모든 미국 사용자 정보를 텍사스의 오라클 소유 서버로 이전하는 15억달러 규모의 ‘텍사스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중국 바이트댄스 직원이 미국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는 삭제해야 할 데이터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추 CEO는 틱톡의 데이터 보호 노력을 강조한 것이지만 여전히 일부 데이터는 중국에서 접근이 가능한 상태라는 걸 시인한 것으로 의원들은 받아들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4시간 이상 이어진 추 CEO의 증언은 오히려 틱톡 금지론자들에게 더 많은 근거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리사 블런트 로체스터 민주당 의원은 “우리의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는 어떤 조치를 듣길 바랐지만 지금까지 추 CEO가 말한 어떤 것에도 안심이 되지 않는다”며 “추 CEO의 증언은 더 많은 의문만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청문회로 틱톡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목소리는 한층 커졌다. 공화당 소속의 그레그 펜스 의원은 “개인정보 보호와 기술기업에 대한 청문회가 벌써 32번째”라며 이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전날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은 틱톡 금지를 위한 법안에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각각 10명의 의원들로부터 지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도 틱톡 금지령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영국 정부가 업무용 휴대전화에서 틱톡을 금지하도록 하데 이어 이날 의회 역시 업무용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했다. 김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