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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의 세상이 온통 나였으면 좋겠어”...몰입도 높인 송혜교 결정적 한마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는 파트1에 이어 파트2에서도 배우 송혜교(사진)의 활약이 빛났다. 파트1이 학교폭력을 당한 자의 입장과 심리 위주라면, 파트2는 피해자가 가해자들에게 정교하게 한명씩 복수하는 과정을 담았다.

여기서 송혜교의 연기는 몰입을 불러일으키고, 시너지를 유발시킨다. 파트1 공개후 포브스는 이미 “송혜교는 미묘한 연기를 통해 상처 입은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냈다. 1분만에 문동은의 복수에 수긍”이라고 쓴 적이 있다.

파트2에서는 김은숙 작가와 송혜교 배우의 콤비플레이가 더욱 빛을 발한다. 김은숙 작가는 트렌디 드라마, 로코의 대가다. 이번에는 그것들과는 확실히 다른 장르물이다.

하지만 김은숙 작가는 사회성 짙은 장르물에서도 한없이 진지하고 무겁기만 하지는 않다. 때로는 드라이 하지만, 때로는 경쾌하기도 하고, 때로는 감각적이기도 하다. ‘도망이 아니라 희망이야’ 등 댓귀를 사용하면서 부드럽고 리드미컬 해지기도 한다. 거기에 유머 감각까지 들어가 있다.(이 점은 ‘사인’ ‘유령’ ‘시그널’ 등의 장르물을 쓴 김은희 작가와 확실하게 다르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진지함이나 사회성, 메시지 효과를 잃지 않는다. 오히려 웃으면서 분노를 표현할 때 더 무서워질 수 있고 서늘한 복수도 가능해진다. 김은숙은 상처를 지닌 배역을 맡은 배우들에게 “나 지금 되게 신나. 연진아” “난 매맞지만 명랑한 년이에요” “물이 차다 그치. 우리 봄에 죽자” “(왕자가 아니라) 망나니. 신명나게 칼춤 출게요”와 같은 대사를 주는 작가다.

학폭 피해자 문동은 역을 맡은 송혜교는 이런 김은숙 작가 스타일을 200% 살려냈다. 김은숙이라는 서핑보드위에 올라타 다양한 웨이브를 타고넘는 능숙한 ‘서퍼’(surfer) 같다.

파트1~2 모두 연진(임지연) 재준(박성훈) 혜정(차주영) 사라(김히어라) 명오(김건우) 등 학폭가해자 역을 맡은 배우들의 빌런 연기는 강렬했다. 모두 연기 잘했다. 하지만 송혜교의 뛰어난 연기가 없었다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따로 놀 수도 있다.

가해자의 막장을 받아치는 웃음기 뺀 송혜교의 연기는 파트2에서도 압권이었다. 송혜교는 과장된 연기 없이 다크하고 드라이한 리액션 연기로 복수의 품격 같은 걸 느끼게 했다.

학창시절 동은에 대한 폭력 가해 주동자인 연진 무리들의 반성과 회개는 없다. 동은은 감옥에 갇힌 연진에게 “너의 세상이 온통 나였으면 좋겠어. 뼈가 아리게 억울해하며”라고 말한다.

이런 대사를 포함해 톤을 조절하는 송혜교의 연기, 그래서 무심하면서 처연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송혜교의 연기 역량은 원숙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작품 속으로의 몰입도 상승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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