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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만난 김기현-이재명, ‘악연’ 이어갈까[이런정치]
김기현-이재명, 당장 만남 조율도 ‘난항’…사법리스크 등 변수
지난 대선 때부터 맞붙었던 두 대표…이재명 “위리안치 해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총선 ‘카운터파트’로 재회했다. 궁지에 몰린 이 대표가 대표에서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이들은 내년 4월 총선까지 경쟁을 벌여야 한다. ‘구원’인 두 사람의 관계가 향후 여야 관계를 어떻게 이끌지 주목된다

어색한 ‘축하’, 어색한 ‘답변’…김기현, 이재명 만날까

이 대표는 지난 9일 SNS에 김 대표를 향해 “신임 당대표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잘하기 경쟁’으로 위기에 처한 국민의 삶을 구하는 데 머리를 맞대자”고 밝혔다. 김 대표가 지난 8일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빠른 시일 내에 이 대표 등 야당 지도부를 만나겠다”고 한 것에 대한 대답이었다.

신임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임기 시작 일주일을 전후해 취임 인사 차 상대당 지도부와 회동을 가지는 것이 국회의 관례다. 지난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취임 이틀 만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났고, 지난 2021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취임 일주일 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했다.

하지만 양당 대표가 협력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소야대 국회 상황에서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정책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정일체’를 강조한 김 대표의 입장에선 이 대표와 충돌이 불가피하다. 김 대표는 지난 9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다짐하며 “당리당략에 매달리는 무책임한 민주당의 모습을 답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이 남긴 반(反)민생법, 반경제법 탓에 윤석열 정부의 민생이 군데군데 발목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장동게이트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
김기현, ‘대장동 의혹’ 공세 선두 vs 이재명 “귀양보내야”

이들은 정치권의 ‘구원’이다. 지난 2021년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김 대표는 당시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였던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의혹’ 공세 선두에 섰다. 그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 대표의 공직 사퇴 및 대선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당시 김 대표는 ‘대장동 특검’ 수용을 주장했고, 민주당은 반대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공격을 그 이상의 화력으로 되갚으며 응수했다. 당시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 의혹’을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주장하며 “이 전 대표는 봉고파직(封庫罷職·관가의 창고를 봉하고 파면함)에 더해서 김 원내대표는 남극 쪽에 있는 섬으로 위리안치(圍籬安置·죄인을 귀양 보내 울타리를 친 집에 가두는 형벌) 하도록 하겠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김 대표는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후에도 이 대표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당권주자였던 지난해 12월에도 이 대표에게 “새해에는 제발 ‘거짓말하기’, ‘프레임 씌우기’를 그만하라”며 “본인이 자초한 사법리스크, 전 정권 인사들의 각종 범죄혐의에 대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수사에 대해 ‘폭력적 정치보복’이라며 프레임을 씌우려는 시도는 또 다른 ‘선동정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최근 김 대표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다시금 들고 나온 것도 여야 관계 악화를 예고한다. 민주당은 지난달 24일 김 대표의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 차익’ 의혹을 파헤치겠다며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단장에는 김 대표와 적대 관계인 황운하 의원이 임명됐다. 황 의원은 김 대표가 관련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하명 수사’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진상조사단은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된 사안이다. 최고위원회의 의장이 당대표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대표가 김 대표의 ‘부동산 투기 의혹’ 공세 선봉장을 자처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이번 수사 의뢰는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을 겨냥했다기 보다, 민주당 공세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발언 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당대표 협치 ‘산 넘어 산’…23일 전에 만날 수 있을까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가 지난 9일 사망하면서 당장의 양당 대표 회동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김 대표는 이날 “이 대표를 둘러싸고 있는 죽음의 그림자가 연속되고 있어 섬뜩한 느낌을 금할 수 없다”며 “이 대표가 민주당 대표로서 과연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많은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상 일주일 내로 만나지만, 민주당의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일정 조율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는 오는 23일부터 국회 전원위원회를 열고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끝장토론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두 대표가 만나 정치적 담판을 지어야 할 수도 있다. 앞서 지난 2016년 총선 전에는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선거구 개편 협상에 나서기도 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김 대표는 과거 ‘검수완박’ 입법 당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석을 점거해 ‘국회 출석정지 30일’ 징계도 받았던 사람”이라며 “김 대표가 공격할 때는 공격하는 성격이라, 여야 관계를 밝게 전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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