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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다 집 지을 사람 모두 사라질라”
디벨로퍼 폐업 속출...중견사들도 위기
“주택 공급 부족 사태로 이어질 수도”

주택공급의 첨병으로 불리는 시행사들의 경영 위기가 가중되면서 그동안 꾸준히 늘어나던 국내 디벨로퍼 숫자도 폐업 등으로 인해 최근 감소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 집계 이후 올해 10월까지 꾸준히 증가 추세이던 서울시 부동산개발업 등록사업자는 최근 2개월간 감소세로 전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일명 디벨로퍼 또는 시행사라고 불리는 부동산개발업은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관할 시·도지사에 등록해야 한다.

등록된 사업자가 지난 10월 서울시에만 983개였던 것이 11월에는 979개로 12월에는 963개로 줄었다. 같은 기간 전국에 등록된 개발사업자들도 2758개→2751개→2715개로 감소했다. 11월과 12월에만 각각 42개, 30개가 폐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폐업 숫자가 20개를 넘지 않던 것과 비교하면 급증한 수치다.

한 시행사 대표는 “통상 시행사들은 각 사업지별로 등록을 따로 해 개발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경기가 너무 안 좋다 보니 사업 자체가 줄어 폐업만 늘고 신규등록은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시행사들의 위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몇 개월만 지속되도 이르면 올해 중순 중견사들 중에서도 도산 위기를 겪는 곳들이 나올 수 있다 우려한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당장은 버텨보겠지만 자금조달, 분양 시장의 측면에서 현 상황이 3개월만 지속되도 큰 위기를 겪는 회사들이 많을 것”이라면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시행사들이 내놓는 땅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른 시행사 대표도 “정부의 속도감 있는 추가 규제 완화를 기대해보는 수밖에 없다”며 “여러 사업지 중 한 곳만 삐끗하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외줄 타기를 하고 있는 심정”이라고 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공급은 양보다도 꾸준한 공급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느냐가 더욱 중요한데 일정한 공급의 시작점은 시행사들의 역할이 크다”며 “공급의 편차가 커질수록 집값 안정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고 피해는 일반 서민들이 되돌려 받는다”고 했다. 서영상·고은결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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