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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보안군, 女 시위자 얼굴 가슴에 산탄총 쏘는 심리는...?
英 가디언, 이란 현지 의료진 인터뷰
男女 부상 부위 달라
“여성에 대한 열등감, 성적 콤플렉스”
이란 보안군이 쏜 산탄총에 눈을 맞은 여성들과 어린이들의 사진이다. 현지 의료진들은 이들이 입은 상처가 평생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Iran True 트위터 계정]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이란 보안군이 ‘히잡 의문사’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남성과 달리 여성에게는 얼굴, 가슴, 성기 등을 겨눠 산탄총을 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위대를 정부 몰래 치료하고 있는 의료진들은 부상을 입고 도착한 여성의 상처 부위가 남성과 다르다고 증언했다.

남성은 보통 다리, 엉덩이, 등쪽에 산탄총을 맞고 실려 오는 반면 여성은 얼굴, 가슴, 심지어 성기 쪽에까지 여러 산탄총을 맞았다.

산탄총을 얼굴과 머리에 맞은 부상자의 X-레이 사진이다. 작은 탄 수십 발이 빼곡히 박힌 게 확인된다. [Kaveh Ghoreishi 트위터 계정]

산탄총은 동시에 여러 발의 탄환이 흩어지도록 발사하는 총기다. 이란군은 불법 개조한 사냥용 새총을 이용해 가까운 거리에서 시위대에 산탄을 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의료진은 수백명 젊은이들의 몸에 입은 상처가 평생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대 초반 여성을 치료한 적이 있다는 한 의사는 “이 여성은 산탄 팰릿을 허벅지 안쪽에 10발, 성기에 두 발을 맞았는데, 허벅지 쪽 탄은 쉽게 제거했지만 성기 쪽은 빼내기 힘들었다”면서 성기 감염 위험이 있어 산부인과 진료를 권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자신이 보안군 10명 가량에 둘러싸여 허벅지 안쪽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란 시위자가 산탄을 등에 맞은 모습이다. 이 사진을 트위터 계정에 올린 누리꾼은 이 남성이 산탄총으로부터 여성과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신 맞았다고 썼다. [Ukranian Babushka 트위터 계정]

테헤란 인근 도시인 카라즈의 한 의사는 “여성의 얼굴과 은밀한 부위에 총을 쏘는 보안군은 열등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것”이라며 “이들은 젊은이들에게 해를 가함으로써 성적 콤플렉스를 없애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시위 발발 초기인 9월 16일에 25세 젊은이를 치료했다는 테헤란의 한 의사는 “펠릿을 눈, 머리, 얼굴에 맞아 거의 실명 상태”라고 했다.

보안군이 쏜 산탄총에 눈을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한 이들은 수백명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란에선 지난 9월 20대 여성의 히잡 미착용 의문사를 계기로 한 반정부 시위가 전국 곳곳에서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어린이 40여명을 포함해 시위자 3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 정부는 부상자를 치료하는 의사도 체포하며, 소셜미디어(SNS)에 시위 영상 게재를 금지하고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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