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 속개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국민의힘은 30일 김진표 국회의장에 대해 "오직 더불어민주당을 위한 국회의장임을 증명했다. 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김 의장이 전날 여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이 당론 발의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한 데 따른 것이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오늘 국민의힘은 김진표 국회의장 사퇴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며 "김 의장은 국회법이 규정하는 중립의무를 저버리고, 합의의 의회민주주의 정신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섭단체 대표연설 본회의에서 쟁점 있는 안건을 상정한 전례는 없었고, 불가피한 경우 여야합의로 무쟁점 안건만을 처리해 왔다"며 "어제(29일) 김 의장의 독단으로 국회의 전통은 또 한번 무너졌다"고 꼬집었다.

적극적인 여야 중재 노력 대신 민주당이 정한 로드맵의 거수기 역할만을 충실히 수행, 다수당의 폭거에 눈감고 힘의 논리로 협치를 파괴하는 데 동조했다는 게 김 원내대변인의 주장이다.

김 원내대변인은 또 "김 의장은 지난 5월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되고 '제 몸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른다'고 했고, 출마선언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불도저 식 국정운영을 막아내는 국회를 만들고 싶다'고 하며 정부에 적대감을 그대로 드러냈다"며 "국회법과 관례를 무시한 의회폭거는 예고되었고 정해진 수순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있는 한 이 같은 혼란은 반복될 것이다. 김 의장은 자격이 없다. 사퇴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운데)와 김미애 원내대변인(왼쪽), 장동혁 원내대변인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김진표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