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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미트 “세포배양새우 내년 마트서 선보일 것”
배양육에 꽂힌 박길준 대표
딸 아토피에 ‘안전 단백질’ 관심
가이드라인 없어 상용화에 문제
식약처, 갑각류 배양액 식품 인정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언급한 ‘세포배양육’ 시대가 머지않았다. 국내에서는 ‘셀미트’라는 기업이 독도 새우를 이용한 세포 배양육 제품을 개발하며 배양육의 시대를 앞당겼다.

지난 17일 오후 박길준(47) 셀미트 대표이사를 서울 양천구 이대 목동병원 연구실에서 만났다. 박 대표는 2003년 미국에서 세포 생물학, 암을 연구하다 2014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 의과대학에서 자가면역 질환을 연구했다. 이후 핀란드 헬싱키에서 2019년까지 연구를 진행했다.

그런 그가 배양육 사업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딸의 아토피’ 때문이었다. 박 대표는 “딸이 태어날 때부터 아토피가 심했는데 의사의 말에 따라 질 좋은 고기, 유기농 제품을 먹였을 때 발진 정도가 확연히 나아지더라”며 “그때부터 어떻게 하면 좋은 품질의 안전한 단백질을 먹일 수 있을까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결정적으로 대체 단백질에 눈을 뜬 것은 스웨덴에 있을 때였다. 박 대표는 “스웨덴에서는 어딜 가도 식물성, 곤충 기반 메뉴가 있었는데 굉장히 신기했다”며 “비건(완벽한 채식주의자)들도 많고 대체 단백질 메뉴 개발도 활발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다 그는 핀란드 정부에서 지원하는 미래 산업 10대 과제 연구 사업에 공모해 ‘세포배양육’ 부분으로 프로젝트가 당선됐다. 투자금 지원과 함께 회사까지 설립할 기회였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제약이 붙었다. 이에 박 대표는 한국으로 날아와 2019년 세 명의 멤버와 함께 ‘셀미트’를 설립했다.

배양육의 핵심 기술은 ‘배양액’에 있다. 소, 돼지, 닭, 갑각류 등 동물의 종류에 따라 배양액에 들어가는 성장 인자들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소, 돼지 등 포유류의 세포를 배양하려고 했지만 배양액 때문에 식품으로 인정 받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 갑각류를 택했다”고 말했다. “배양액에 들어가는 성분이 식품 대신 하나라도 ‘의약품’으로 분류되면 식약처에서 세포 배양육도 식품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고 부연했다.

다행히 현재 갑각류 세포를 배양하는 데에 쓰이는 배양액의 경우 모두가 식약처에서 ‘식품’으로 인정 받은 물질로 물, 아미노산, 비타민, 산소 등이 들어간다고 했다.

배양육을 연구, 상용화하는 데에 애로 사항을 묻자 박 대표는 “가이드라인이 없는 게 문제였다”고 꼬집었다. 배양육을 식품으로 유통하기 위해서는 제품 ‘코드’ 등록이 필요하지만 배양육은 코드조차 없었다.

그나마 식약처가 최근 내년 6월까지 배양육도 미래 식품 원료로 인정하는 규제혁신 주요 과제를 발표하면서 독도 새우 세포 배양육 상용화의 길이 열렸다. 박 대표는 “내년 6월 식약처 허가가 나면 9월 중으로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제품으로 선보일 것”이라며 “B2B(기업간거래) 제품, 레스토랑에서 선보이는 세포배양 새우 등도 함께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신주희 기자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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