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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역대급 하락’…금리 등 영향 금융위기 이후 최악 예고
실거래가지수 2008년 이후 최대 낙폭 예상
주택시장 매수세 위축 속 급매 위주로 거래
지방보다 서울 등 수도권서 하락폭 더 커져

시장에서 실제 거래된 아파트 가격 정보를 반영하는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가 지난달 역대급 하락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거래량이 많지 않은 가운데서도 시세보다 가격을 낮춘 ‘급매’ 위주로 거래가 체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이 실거래가 신고 중간 집계를 통해 산출한 7월 전국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잠정치)는 전월보다 2.01%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파트 실거래가격 지수는 시장에서 실제 거래돼 신고된 아파트의 가격 수준과 변동률을 파악해 산출한 지수로, 시세를 반영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보다 시장동향을 더 정확히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7월 지수는 아직 거래 신고기한이 남은 만큼 변동 가능성이 있으나, 예상대로 2%대 또는 1%대 후반의 하락률만 나오더라도 2008년 12월(-3.55%)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하게 된다. 올해 상반기 누적 하락률(-0.88%)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경기 침체 우려 속 집값도 하락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매수세가 위축되고, 급매물 위주로만 거래가 이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역별 7월 잠정지수 변동률을 보면 수도권(-2.80%)이 지방(-1.14%)보다 전월대비 더 큰 폭으로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은 이 기간 2.91%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 역시 2008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5대 권역 중에서는 마포·은평·서대문구 등이 있는 서북권(0.24%)을 제외한 모든 곳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종로·중구가 포함된 도심권(-6.29%), 노원·도봉·강북구 등이 속한 동북권(-4.42%), 강남·서초·송파구 등이 있는 동남권(-3.71%), 양천·영등포구 등이 속한 서남권(-0.99%)의 순으로 낙폭이 컸다.

6월 확정치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도심권(5.14%), 동북권(1.16%) 등을 중심으로 확산한 개발 기대감에 전월대비 0.37% 소폭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으나, 상승 흐름은 한 달 만에 다시 꺾이게 됐다. 이 밖에 7월 잠정지수는 경기(-2.48%), 인천(-3.78%), 부산(-1.18%), 대구(-1.51%), 대전(-2.09%), 광주(-2.46%), 울산(-1.18%), 세종(-7.73%) 등 대부분 지역에서 전월보다 하락폭을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택시장에서 매수심리는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은 상황이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7월 전국 수도권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달(103.0)에 비해 7.8포인트 하락한 95.2를 기록, 하강국면(0~95) 진입을 눈앞에 뒀다. 서울(94.1)을 비롯한 수도권(92.7)은 지난달 하강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 주택산업연구원이 파악한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도 이달까지 4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전국적으로 주택가격 하락과 침체 분위기가 뚜렷한 시점에 정부가 지난 16일 내놓은 대규모 주택공급대책이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가 제시한 공급 목표량 270만호가 적정 수준이 맞는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에 대해 “과거 부동산 시장 하락기에 공급을 줄였다가 상승기가 왔을 때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폭등했던 실패를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시기와 지역을 조정하면서 공급하면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현재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미분양이 속출하는 지역도 있는데 물량만 계속 추가할 경우 시장 붕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면서 “계획에 대한 유연성과 속도 조절도 어느 정도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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