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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퓨처라마는 현실이 된다

1939년 당시 세계 최대 기업인 GM(General Motors)은 뉴욕 퀸스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서 ‘퓨처라마(Futurama)’라는 미래 도시를 거대한 미니어처로 전시한다. 이 전시가 유명한 것은 오늘 우리가 자율주행자동차를 통해 상상하는 미래 도시를 정확하게 재현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퓨처라마는 자율주행자동차를 꿈꾸는 인류에게 또 다른 도전의 신호탄이 됐다.

퓨처라마 이후 83년이 지났다. 자율주행자동차는 곧 다가올 미래가 됐다. 기술적으로 보면 이미 완성 단계에 와 있다. 세계적인 전략컨설팅기업인 보스턴컨설팅은 완전자율주행자동차의 판매 개시를 오는 2025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강력해서 일반 자동차를 빠르게 잠식할 것이며, 그 전개 과정은 마치 휴대전화시장의 아이폰과 같을 것이다.

자율주행자동차는 단순히 성능만의 혁신이 아니다. 그 변화 중 하나는 도시의 통점인 교통사고, 교통혼잡의 문제가 일제히 해결된다는 것이다. 정교한 운전 능력을 갖는 자율주행자동차는 운전자의 실수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없애고, 도로의 통행량을 지금보다 두 배 증가시킨다. 쉽게 말해 도로정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자율주행자동차가 가져올 또 다른 변화는 도시공간의 변화다. 자율주행자동차는 도시 내 주차장과 도로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자동차를 소유하느냐, 공유하느냐의 가치 비교에서 비용과 편리성 모두에서 자율주행자동차는 공유의 가치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당연히 사람들은 자동차를 공유하게 될 것이고, 전체 자동차의 10%만으로 도시 내 모든 통행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지금과 같이 많은 수의 주차장이 필요 없게 되는 것이다. 또한 많은 연구자는 자율주행자동차가 도시 내 30%의 도로 면적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제 그 공간들은 더 넓고 풍성한 녹지공간과 여유로운 보행공간으로 탈바꿈되고, 대규모 지하주차장은 백화점이나 쇼핑몰로 활용될지 모른다.

보행에서 마차 그리고 전차와 버스, 자동차로 이어진 교통수단은 인류가 이동의 자유도를 발전시켜왔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결과로 도시공간은 확장돼왔다.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최고 수준의 이동자유도를 갖는 자율주행자동차는 도시 경계를 외곽으로 더욱 넓히며 도시의 공간 규모를 확장시킬 것이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인간의 삶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자동차는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구독(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이용 방식이 될 것이다. MP3가 등장하자 LP나 CD가 사라졌다. 이제 사람들은 음악을 듣기 위해 CD를 사는 대신 멜론이나 유튜브에서 구독을 한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언제 어디서든 타고 내릴 수 있고, 주차할 필요도 없는 자율주행택시를 구독하는 것이 더 편리한 일이 될 것이다.

또한 자율주행자동차는 우리에게 새로운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사람들은 하루평균 1시간을 운전하는 데 사용하는데 이 시간에 생산성 있는 일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음악을 듣거나 부족한 잠을 보충할 수 있으며, 회사에 도착하기 전부터 업무를 시작할 수도 있다. 주유나 정비, 세차를 위해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된다. 전 세계 자동차 13억대가 하루 13억시간, 일 년 6조시간을 우리 인류에게 선사하는 것이다.

자율주행자동차를 주제로 한 논의는 주로 산업·경제적 측면에 주목해왔다. 물론 모빌리티의 거대 축으로 등장한 자율주행자동차에 거는 산업·경제 분야의 기대를 묵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율주행자동차가 도시와 인류의 삶에 미칠 영향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인류의 60%가 살고 있고, 수십년 후에는 90% 이상이 살게 될 도시다. 따라서 자율주행자동차가 도시 그리고 그 안에 삶을 누리는 우리 인간에게 가져올 변화를 깊이 있게 고민하고 탐구하는 것은 새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의 마땅한 의무다.

변완희 LH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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