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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비즈] 세금의 황금률 ‘낮은 세율, 넓은 세원’ 원칙에 충실하자

과거 조세 원칙을 모르던 절대군주 시대에 성공한 군주로 평가받는 왕들의 공통점은 ‘낮은 세율, 넓은 세원’을 통해 민심을 잡고, 반대로 ‘높은 세율, 낮은 세원’은 민란과 패망의 원인이 됐다.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적정한 과세가 세금의 황금률로서 심리적인 국민 불만을 줄여준다. 역사적으로 납세자의 세금심리를 잘 활용한 사례가 ‘소득세 원천징수제도’다.

현재 소득세 제도는 영국에서 만들어졌다. 1789년 프랑스혁명, 나폴레옹의 등장, 프랑스의 영국 침범 등이 예상되자 영국은 프랑스와 전쟁자금 준비를 위해 5% 이내의 소득세를 신설했다. 영국은 소득세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납세자 본인의 소득세 신고납부의 불편을 고려해 근로소득, 이자소득, 배당소득의 소득 지급자가 소득 지급 당시에 세금을 대신 징수해 세무서에 납부하는 원천징수제도를 도입했다. 징수방법 개선으로 납세자의 심리적 불만을 축소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첫해의 세법 개정 환경은 경제적·정치적·대외적 등 나쁜 환경뿐만 아니라 지난 정부의 유산으로 물려받은 열악한 재정 여건으로 과거처럼 통 크게 돈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활성화, 물가안정, 중산층 세금 경감 등 정책목표를 위해 세금을 인하해줌과 함께 건전한 재정수지와 국가부채 축소를 달성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어려울수록 조세 원칙 황금률 ‘낮은 세금, 넓은 세원’에 충실하게 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인의 투자심리 유인을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를 추진한다. 미래의 성장엔진 업종인 반도체산업 등 세금 지원 확충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6%인 반도체 투자세액공제의 대폭확대를 검토한다. 법인세율의 인하와 함께 낮은 세율, 넓은 세원이라는 기조 하에 세금 감면 확대보다는 다양한 비과세 감면의 축소를 병행함이 원칙이다. 징수한 세금으로 해외 석학 초빙, 반도체학과 시설투자, 우수 학생 양성에 돈을 지출함이 더욱 효과적이다. 우리의 소득세 최고세율 45%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국내 진출한 외국의 기업인 불만 등 투자 유치 여건에 부정적 요인이다. 한편으로 주식양도소득의 비과세 한도를 단일 종목 100억원까지 대폭 확대하는 선거공약을 추진하고 있다. 근로소득과 금융소득의 불형평 심화와 함께 조세 원칙의 황금률에 반대로 가는 방향이다.

주택에 대한 재산세, 종부세, 양도세는 재산가액과 발생소득을 기준으로 과세함이 원칙이다. 그런데 지난 정부에서 ‘재산가액’ 과세 대신 주택의 ‘보유 숫자’를 기준으로 과세방법을 변경함에 따라 소위 서울 강남 지역 고가 1주택 보유자와 재산가액이 훨씬 적은 중저가 다주택 보유자 사이에 과세 형평성 상실 등 세금제도가 크게 왜곡된 바 있다. 이의 시정을 크게 환영한다.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과거부터 사치재로 중과세하고 있는 국제 기준과 맞지 아니하는 세금도 시정해 조세 원칙에 맞춰야 한다. 골프장에 대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개별소비세, 종합부동산세, 교육세, 농특세 등 세금을 ‘죄악세(Sin tax)’로 이중, 삼중으로 중과세하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중과세는 현재 헌법재판소에 재산권 침해로 위헌 심사를 제기한 상태다.

우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농어촌, 산간지역의 휴양·휴식 목적의 세컨드주택을 “별장”으로 중과세(소규모 농가주택은 제외)하는 나라이다. 60, 70년 전 도입된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도시에 거주하 는 성공한 중상류층의 국내 소비를 발목 잡는 후진적 제도다.

국제 기준과 조세 원칙에 안 맞는 세금이 가져오는 투자활성화, 취미생활 악영향이 세금징수 효과보다 크다. 올해 정기국회에서 ‘한 건 위주’ 실적을 위해 다양한 비과세 감면의 포퓰리즘 법안이 폭주할 것이 예상된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조세 원칙에 맞는 입법을 제출해야 한다.

윤영선 법무법인 광장 고문·전 관세청장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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