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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발빠른 가계부채 연착륙 방안, 발표보다 중요한 건 실행

정부가 14일 취약층 가계부채 연착륙 방안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직접 주재한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서다. 이른바 금융 분야 민생안정대책이다. 민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출구전략이 시작된 것이다.

우선 정부의 적극적이고 발빠른 대응엔 박수를 보낸다. 금통위의 빅스텝 금리인상이 결정된 게 지난 13일이다. 하루 만에 대통령이 “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지만 그 부담이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서민층의 심리적 충격을 줄이는데 기여했다.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를 계속해 온 기존의 코로나19 대출 지원이 만료되는 건 오는 9월이다. 두달이나 남았는데 손쉬운 재연장 대신 적극적인 출구전략을 시행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법률이나 내규 개정은 물론 전산 구축 등 행정적 사전 조치에 필요한 시간을 미리 벌어 시행 이전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원 내용도 다양하고 규모도 상당하다. 부실 채권의 매입과 장기 분할상환, 고금리 대출의 저금리 전환 등 재무개선을 위한 대환대출 프로그램을 시행하는게 주요 골자다. 최고 금리가 7%를 넘지않도록 관리하겠다고도 했다. 사업이 어려워진 소상공인을 위한 재기 프로그램도 가동된다. 청년, 저신용층, 저소득 근로자 등 취약계층 생계비 지원도 이뤄진다. 생계곤란 및 불법 사금융 노출 등 사회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하기위한 조치다. 금융 분야 민생안정대책에 활용되는 지원 규모가 줄잡아 125조원이다. 적지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발표된 대책중 새로운 것은 없다. 한 번쯤 경험했고 이미 알려진 뻔한 내용들이다. 그럼에도 획기적인 내용이 없다는 걸 비난하기는 어렵다. 이자 부담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모럴해저드 예방과 서민층 금융충격 완화라는 명제를 동시에 만족시킬 대책으로 나올 만한 건 다 나왔다.

결국 중요한 건 효율적 실행이다. 은행을 비롯한 민간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하다. 5대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 인하와 가산금리 지원, 예금금리 인상 등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정부 조치에 발맞추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금리 상승기 이자수익 확대에 대한 비난 모면용 조치 이상이어야 한다. 취약차주 지원 프로그램은 은행 일선 지점이 움직이지 않으면 그림의 떡이다.

지금은 관치금융 비난을 잠시 멈출 때다. 그만큼 비상상황이다. 취약계층 부채의 급격한 부실화는 금융위기의 신호탄이다. 은행 경영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민간 금융사들이 고통분담에 동참해야 할 충분한 이유다.

jo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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