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시즌 4 중 한 장면. 한 달 간격을 두고 1, 2부에 나눠 공개됐다. [‘기묘한 이야기’ 티저 영상 갈무리]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3년을 기다려온 넷플릭스 최애 콘텐츠인데 한창 재밌는 부분에서 뚝….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니 황당하죠.”(넷플릭스 구독자)
넷플릭스 대표 콘텐츠의 새로운 시즌이 약 3년 만에 공개됐지만 여기저기서 아우성이 들린다. 넷플릭스 특장점인 ‘몰아보기’가 아닌 한 시즌을 1·2부로 끊어보도록 한 탓이다. 중간에 끊긴 찝찝한 기분을 표하는 시청자가 많다. 전 세계에서 요금을 인상한 데 이어 ‘몰아보기’마저 제동을 건 넷플릭스를 향한 배신감이 폭증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최강 콘텐츠 ‘기묘한 이야기 시즌 4’가 지난 27일 공개됐다. 흥행 보장 콘텐츠인 만큼 반응은 뜨겁다. 공개 바로 다음날인 지난 28일 전 세계 80여개국에서 넷플릭스 차트 1위(플릭스패트롤 기준)를 차지했다.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의 새로운 시즌에 시청자들이 대거 몰렸다. 공개 전 마지막 트레일러의 유튜브 조회 수는 200만명을 넘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시즌 4 중 한 장면. [티저 영상 갈무리] |
그러나 동시에 실망감도 크다. 넷플릭스가 기존 정책과 달리 시즌을 1, 2부로 나눠 공개했기 때문이다. 1부는 회당 1시간30분가량의 7개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시즌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2부는 오는 7월 1일 공개된다. 2부는 1부보다 훨씬 적은 총 2개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사실상 결말 부분을 한 달 뒤에 공개해 시청자들의 애를 태우는 셈이다.
‘전편 몰아보기’라는 넷플릭스의 특장점과 큰 차이를 보인다. 넷플릭스는 하나의 콘텐츠를 한 번에 전체 공개해 OTT 소비자들의 시청 패턴을 선도해온 플랫폼이다. 그럼에도 최근 일부 인기 콘텐츠를 끊어보기 방식으로 공개하며 뭇매를 맞고 있다. 앞서 넷플릭스는 또 다른 인기 오리지널 콘텐츠 ‘종이의 집 시즌 5’를 3개월 간격으로 1, 2부로 끊어 공개한 바 있다. 향후 더 많은 인기 콘텐츠에 이를 적용할 가능성도 크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 [넷플릭스 제공] |
기존 구독자를 대상으로 ‘록인 효과(이용자를 묶어두는 것)’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전 세계에서 요금 인상을 단행해온 넷플릭스는 가입자 이탈로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보고 싶은 콘텐츠를 한 달 안에 몰아보고 다른 OTT로 갈아타는, 이른바 ‘메뚜기족’도 증가하는 추세다. 흥행이 보장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공개해 ‘집토끼’를 보다 오래 묶어두려는 것이다.
이용자 “넷플릭스가 초심을 잃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가뜩이나 요금료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넷플릭스 구독의 이점이 사라졌다는 반응이다. 넷플릭스 구독자 직장인 김모(32) 씨는 “넷플릭스를 오랫동안 구독해왔는데 배신감이 크다”며 “잠시 끊었다가 모든 회차가 다 올라온 뒤에야 구독하는 게 이득일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OTT업계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에 큰 이용자 이탈을 겪고 있다. 넷플릭스도 예외는 아니다. 넷플릭스는 올 1분기 실적 발표에서 11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유료 가입자 수가 20만명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2분기에는 가입자 수가 200만명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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