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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2” vs “생태탕2”…‘김건희 통화’ 놓고 여야 프레임대결
與野, ‘김건희 7시간 통화’ 프레임 대결 시동
與 “최순실보다 은근·영악…제2의 국정농단”
野 “정치공작 녹음…‘생떼탕’ 선거 대선까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이원율 기자]‘최순실 시즌2’냐 ‘생태탕 시즌2’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를 놓고 여야에서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MBC 보도에 ‘한방은 없었다’는 대체적 반응 속에서 여야가 ‘프레임 대결’을 하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씨에게 ‘제2의 최순실’, ‘국정농단 시즌2’라는 말을 붙이는 등 그가 비선실세라는 꼬리표 달기에 나선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생태탕 시즌2’ 등의 총평을 내놓으며 되레 민주당에 정치공작 프레임을 씌우려고 팔을 걷었다. 다만 ‘치명적 한방’은 없었다는 게 여야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이다. 16일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김씨와 서울의소리 소속 이모 기자 사이 통화 녹음 파일 중 일부를 공개했다.

추미애 민주당 명예선거대책위원장은 17일 페이스북에 “윤 후보를 커튼 뒤에서 조종하는 김씨는 마구 내지르는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보다도 훨씬 은근하고 영악하다”며 “보수정당이 다시 한 여인에게 완벽히 접수돼 선거를 조종 당하고 있다”고 썼다. 이는 MBC 보도 중 김씨가 이씨에게 캠프 합류를 제안하고, 그에게 선거 캠페인 콘셉트를 상의하는 모습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이씨에게 “양쪽에 줄을 서”,“잘하면 1억원도 줄 수 있다”는 말도 했다. 남영희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만천하에 드러난 김건희판(版) 제2의 국정농단”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거론하는 최씨는 박근혜 정부 당시 비선실세 중 핵심으로 지목됐던 인물이다.

민주당은 김씨가 ‘미투(Me too·성폭력 고발 운동)’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놓고도 비판 수위를 높일 분위기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후보도 같은 생각?”이라고 썼다. 윤 의원은 MBC 보도 중 김씨의 발언으로 나온 “미투가 터지는 게 다 돈을 안 챙겨줘 터지는 것”, “나는 안희정(전 충남지사)이 불쌍했다”는 말도 함께 공유했다. 안 전 지사는 현재 성폭력 혐의로 유죄를 받고 수감 중이다. 김씨도 이를 놓곤 MBC에 보낸 해명에서 “부적절한 말이었다. 국민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

대선 기간 내내 뇌관으로 작동했던 ‘김건희 리스크’의 결정판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 국민의힘은 통화 내용이 일부 공개된 후 되레 민주당에 역공 모드를 취했다. 다만 후속 보도가 남은 만큼 당 내부에선 “안심은 이르다”는 말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선대위에서 총괄을 맡은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종의 정치공작성 녹음(이었다)”이라고 평가절하했고,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위’ 소속의 이기인 성남 시의원은 “민주당의 ‘생떼탕’ 선거가 대선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생태탕’ 의혹은 여당이 지난해 서울시장 보선에서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펼친 네거티브 공세였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형수 욕설’ 발언도 같은 수준으로 방영돼야 한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여권 일각에서 ‘국정농단’의 말이 나오는 데 대해 “후보 배우자가 (선거에)조언하는 사람에게 감사를 표하고, 캠프 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인사를 영입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될 일이 아니다”라고 방어했다.

프레임 싸움에 나선 여야 정치권은 김씨의 거침 없는 발언이 중도·부동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주시하고 있다. 곧 후속 보도가 있을 예정이며, ‘명절 밥상’이 차려지는 설 연휴도 다가오는 만큼 양당의 전력 대응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전직 의원은 “민주당은 정치 공작 프레임, 국민의힘은 ‘김건희 블랙홀’ 현상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mkkang@heraldcorp.com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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