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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쌀집아저씨' 김영희 “李는 동네아저씨…공약 갖고 놀 판 짜겠다” [2022 킹!메이커]
김영희 민주당 홍보소통본부장
李, 언론 통해 한 쪽 이미지만 보여
부인하고 있으면 정말 평범한 사람
웃음 많고 농담도 잘해…보여줄 것
대선 공약 갖고 노는 문화 확산 기대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 홍보소통본부장인 김영희 PD. 이상섭 기자

“가까이서 본 이재명 후보는 그동안 언론을 통해 보이지 않던 면이 너무 많았습니다. 동네아저씨 같은 면도 있고, 특히 부인과 있을 때는 정말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더라고요.”

‘쌀집 아저씨’ 김영희(62) PD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 홍보소통본부장을 맡은 뒤 이재명 대선후보를 지켜보며 놀랐다. 그간 언론에서 너무 한 면 이미지만 보여졌던 것이다. 김 본부장은 “편안하게 얘기해보면 웃음도 많고 유머도 있고 농담도 잘하는데 왜 그런 면이 안 보여졌을까 해서 앞으로 그런 것들을 보여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몰래 카메라’ ‘나는 가수다’ ‘느낌표’ 등의 히트작을 만든 스타 PD이자 정치판에 들어온 지 한 달이 지난 김 본부장을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선대위 사무실에서 만났다.

정치권 적응은 쉽지 않았다. “멋모르고 들어왔는데 ‘뭐 이런 바닥이 있나’ 싶었다”고 했다. 무슨 일을 추진하려고 하면 캠프 여기저기서 “다시 판단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대에 부딪혔다. 그때마다 김 본부장은 “이걸 놓치면 김영희를 데려온 이유가 없다. 데려왔으면 써먹어야 할 것 아니냐”고 끈질기게 설득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이 후보와 김혜경 씨 부부가 율동과 랩을 한 ‘캐럴 뮤직비디오’를 찍었고, 세계 각국 사람과 연결한 ‘새해 랜선 일출’ 프로젝트도 탄생했다.

이재명 후보 부부가 출연한 '캐럴 뮤직 비디오'. [유튜브 캡처]

그는 “바라던 만큼의 효과는 안 났지만 대선후보 부부가 뮤직비디오를 찍는다는 발상은 신선했던 것 같다”며 “캠프 내에서도 이미지 연성화에 대해 70~80%는 긍정적 평가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나는 가수다’ 패러디 형식의 국민참여 서바이벌 오디션 영상을 기획 중이다. “재미 90%, 의미 10%로 훨씬 오락적으로 만들 생각”이라고 했다. 이 후보가 청년들과 8대 8로 팀을 이뤄 줄다리기,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를 하는 영상도 설 명절에 맞춰 공개된다. 말이나 정책으로만 소통하는 게 아니라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콘셉트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 홍보소통본부장인 김영희 PD. 이상섭 기자

김 본부장은 최근 이 후보의 탈모 관련 공약이 크게 이슈화되며 온라인에서 ‘밈(meme·인터넷에서 빠르게 재생산되는 문구나 사진·영상)’으로 만들어지는 흐름에 꽂힌 상태다. 그는 “(네티즌이) 조그만 공약 갖고 자기들끼리 영상 만들고 퍼 나르고 댓글 달면서 놀더라. 그런 판을 더 짜주자고 콘셉트를 딱 잡았다”고 했다. 대선후보의 공약을 갖고 온라인에서 장난스럽게 재생산하고 노는, 새롭고 재밌는 판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만약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면 ‘쌀집 아저씨’는 계속 정치권에 머무르게 될까.

그는 “지금으로선 정말 그런 생각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그냥 없는 정도가 아니다”며 “지금도 만들고 싶은 방송 프로그램 아이템 수십 가지가 있다. 김태호, 나영석 등 후배 PD와 경쟁해도 자신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승리를 위한 각오는 비장했다. “국가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보람이 있습니다. 3월 9일 선거날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정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홍석희·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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