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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최태원·김승연이 직접 뛰니 이런 변화가…[비즈36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헤럴드DB]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왜 골드만삭스에서는 삼성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나요?”

2015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고위 경영진과 이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 당시 골드만삭스가 업무용 폰으로 블랙베리와 아이폰만 허용하자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섰다. 그는 삼성전자 기술진과 직접 골드만삭스 뉴욕 본사까지 방문해 갤럭시폰 보안성을 입증하는 데 각별한 공을 들였다. 이 효과로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에 특별 인증을 내줬고 갤럭시폰은 골드만삭스 업무용폰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결과를 얻기까지 전적으로 이 부회장의 공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삼성전자는 이미 2013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B2B(기업형)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knox)’를 내세웠다. 개인용 공간과 업무용 공간을 모바일 단말기 안에서 구분하는 것이 특징이다. 당시 골드만삭스도 삼성전자의 이 같은 경쟁력을 인정했기 때문에 갤럭시폰을 업무용폰으로 수용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섰다는 것이다. 녹스라는 솔루션을 두고도 골드만삭스 등의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하자 이 부회장이 직접 ‘영업맨’으로 뛰었다. 기업 총수가 나섰다는 면에서 그만큼의 무게감과 책임감이 뒷받침됐다는 것을 방증한다.

최근 이 부회장은 5년 만에 미국 출장에 나서 삼성전자의 20조원 규모 미국 반도체 투자를 매듭지었다. 미국 반도체 투자 공식화 후 6개월이 되도록 부지 선정을 못하다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선 출장에서 텍사스주 테일러시로 확정됐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산업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제공]

그룹 총수가 나서 경영 속도가 빨라진 또 다른 사례는 SK가 대표적이다. 최태원 회장은 2015년 8·15 특별사면 후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그룹을 완전히 다른 SK로 바꾸었다. 지지부진했던 인수합병에 속도가 붙으며 복귀 당해 OCI머티리얼즈를 시작으로 동양매직, LG실트론 등 굵직한 기업 인수에 성공했다. 최 회장 경영 공백 기간 무산됐던 ADT캡스도 인수했고, SK하이닉스의 4조원대 도시바 지분투자 및 10조원 수준의 대규모 인텔 낸드 부문 빅딜도 성사됐다. 이 모두 최 회장이 등기이사 복귀 후 제시한 ‘딥 체인지’(근원적 변화)의 상징적 단면이다. 이를 통해 전통 산업 중심이었던 SK는 투자DNA를 강화하며 계열사별로 고강도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등 미래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한화그룹 역시 김승연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던 해 삼성그룹의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4개 계열사를 인수하는 2조원 규모 빅딜을 달성했다.

해외에선 총수가 직접 소방수로 나선 사례도 있다. 2009년, 2010년 도요타의 글로벌 대규모 리콜 당시 당시 해결사로 등판한 인물은 창업 3세인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었다. 그의 진두지휘로 도요타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딛고 일본 기업 최초 연매출 30조엔 기업으로 거듭났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화그룹 제공]

그룹에는 저마다 경쟁력 있는 각 계열사의 전문경영인들이 사업 전반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총수의 적극적인 리더십이 결정적으로 필요한 순간도 있다. 총수들이 직접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총수가 뛰어야 기업이 산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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