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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전히 안갯속 ‘그분’…엇갈리는 4인방 진술에 혼선만 증폭
검찰 지난 21일 ‘대장동 4인방’ 대질조사 실시
관련자 진술 엇갈려…수사 진행에도 혼선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재소환돼 출석하고 있다. 검찰은 조사 이후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연합]

[헤럴드경제]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규명할 열쇠가 될 것으로 보였던 정영학 녹취록 속 ‘그분’을 밝혀내는 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핵심 인물들의 주장이 번복되고 엇갈리면서 수사는 공전하고, 혼란만 가중되는 상황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달 21일부터 ‘대장동 4인방’으로 알려진 남욱 변호사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자산관리대주주 김만배 씨, 정영학 회계사를 불러 대질조사하며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 일부를 피의자들에게 제시했다.

정 회계사의 녹취록에는 김만배 씨가 “천화동인 1호는 내 것이 아닌 걸 다들 알지 않느냐. 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욱 변호사는 당시 대질조사에서 ‘그분’이 유 전 본부장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귀국 전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분’은 유 전 본부장이 아니라고 말했던 것과 반대되는 취지의 진술이다.

당시 인터뷰에서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1호가 본인(김만배)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김씨에게서 들었다”면서 “김씨가 평소 유 전 본부장을 ‘그분’이라 지칭한 기억은 없고 (대장동 4인방 중) 가장 큰 형은 김씨였다”고 말했다.

반면 김만배 씨는 여전히 ‘천화동인 1호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지난 11일 검찰 조사를 받은 후 취재진에 구 사업자 사이의 분쟁을 막기 위해 ‘그분’을 언급한 것이라고 했다가 다음날 ‘그분’이 들어간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을 뒤집었다.

김씨 측은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은 짜깁기된 것이며, 전혀 다른 맥락에서 ‘그분’이라는 말을 한 것이 왜곡돼 천화동인 1호 소유주가 따로 있는 것처럼 잘못 알려졌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조사 과정에서 김씨에게 제시한 녹취록에도 ‘그분’이 포함된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4인방’의 대질조사에서도 검찰은 녹취록 중 ‘그분’이 언급된 부분은 피의자들에게 들려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 회계사 녹취록에 ‘그분’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것은 맞다고 밝혔다. 다만 ‘그분’이 언급된 앞뒤 맥락이나,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피했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국감에서 “‘그분’이라는 표현이 한 군데 있지만, 정치인 그분(이재명)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서는 김모씨(김만배)가 저런 부분을 말했다는 전제로 보도가 되고 있는데, 저희가 알고 있는 자료와는 사뭇 다른 측면이 있다”며 알려진 것과 다른 맥락에서 ‘그분’이 언급됐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처럼 관련자들의 주장이 계속 바뀌고 어긋나면서, ‘그분’의 정체를 밝히는 작업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녹취록 외에 이렇다 할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여러 진술과 추측들이 뒤엉키고 혼선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검찰은 유 전 본부장 공소장에서 김씨가 유원홀딩스 주식 고가 매수,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직접 지급 등 4가지 방식 중 하나로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원 정도를 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봤다. 남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을 ‘그분’이라고 지목한 것과 맥이 닿는 부분이다.

이 같은 논란은 결국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를 밝히는 작업과 연결될 전망이다. 검찰이 향후 조사과정에서 피의자들에게 ‘그분’이 언급된 녹취록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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