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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000번 탈락!" 오징어게임 안내요원 목소리, 알고보니
'무표정·무감각’ 그 목소리…전영수 성우 인터뷰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 소나·카타리나役
'오징어게임'에서 안내진행요원 성우역을 맡은 전영수 성우. [헤럴드스토리]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카메라를 바라보세요. 스마일~", "첫번째 게임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입니다", "OOO번 탈락!"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하는 가운데 극 중 게임 안내방송 진행요원 목소리를 맡은 성우에 관심이 쏠린다.

여성의 음성이지만 ‘무표정·무감정·무색’의 발성으로 극적 긴장감과 몰입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KBS 성우극회 소속 전영수 성우를 지난 13일 서울 후암동 헤럴드스퀘어에서 만났다.

평범한 회사원 생활을 하다 30대가 넘어 '늦깎이'로 성우의 길에 들어섰다는 그는 "오징어게임 흥행이 꿈만 같다"며 "성우로서의 연기를 통해 시청자가 상상하고 공감하고 어떤 이는 위로로 받고 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헤럴드스토리]

다음은 일문일답.

▶'오징어게임' 캐스팅은 어떻게 됐나.

=작품이 '오징어게임'인 줄 몰랐다. 여러 명의 목소리 샘플을 구한다고 해서 내용이 간단해 부담없이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녹음해 샘플을 보냈다. 텍스트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초등학생 여자아이 목소리로 하고, 안내 멘트 두 줄 정도가 있었다. 샘플을 보냈는데 제작진께서 듣고 마음에 드셨는지 대본을 보내주셨다. 대본을 본 순간, 이정재 배우가 참여해 깜짝 놀랐다.

▶'오징어게임' 안내방송의 키포인트는?

='무표정, 무감정, 무감각(?)'이다. 소리에 감정을 담지 않고 어떤 억양을 줘서도 안됐다. 원래는 친절하게 "첫번째 게임입니다~"식으로 했다가 소리가 붕 뜰 것 같아서 딱딱하고 냉정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여성의 목소리로 했다.

▶'오징어게임' 성우 역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원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멘트를 녹음 전날까지도 제가 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실제 초등학생이 하는 게 좀 더 무서울 것 같고, 리얼리티가 살 것 같다고 하셔서 아역배우가 하게 됐다.

▶'오징어게임' 열풍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성우는 아무래도 목소리만 나오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굉장한 행운이다. 주위에서 많은 반응을 주셔서 저한테는 꿈만 같다.

▶'OOO번, 탈락' 할 때 가장 통쾌했던 사람 있나.

=456명 중에 대부분이 하늘나라로 가셨는데, 그중 저는 장덕수 씨, 배역상 너무 하셨어요. 왜 그러셨어요.(웃음)

▶성우를 하게 된 계기는?

=저는 일반 회사를 다녔던 진짜 평범한 사람이었다. 대학 다닐 때 지역광고 녹음을 했었는데 그때 저만이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가슴에 두근거림이 있었다. 회사를 다니다가 '과연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게 됐고, '그래, 그럼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보자'라고 결심하게 됐다.

▶2013년 KBS 공채 성우에 합격했다.

=서른 즈음에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고, 성우가 되기까지도 오래 걸렸다. 그런데 포기를 할 수 없었던 것이 살아보지 않은 많은 인생들을 캐릭터를 만들어서 연기하고, 제 안에 내재돼 있는 것을 꺼내서 연기를 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 마치 다른 인생을 사는 것처럼. 또 제가 하는 모든 연기를 통해 시청자가 상상하고 공감하고 어떤 이는 위로로 받고 하는 것이 행복하다.

'리그오브레전드' 카타리나 [LOL 캡처]

▶연기했던 캐릭터 중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저를 이 자리에 앉게 해준 '오징어게임' 안내요원이 가장 크겠고(웃음),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의 소나·카타리나·누누도 인상적인 캐릭터다. 누누는 최근 계속 리뉴얼 되고 스킨도 계속 바뀌어서 핫하게 하고 있다.

▶목소리 연구는 어떻게 하나?

=성우는 관찰을 많이 해야 한다. 트렌드가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안내 멘트도 예전엔 "(딱딱하고 절도 있게) 안녕하십니까"라고 했는데 요즘에는 "안녕하세요"라고 편하게 한다. 아역을 할 때도 예전엔 "(더 귀엽고 깜찍하게) 그래 가지고요, 그랬는데요~오"라고 했는데 요즘은 "(힘을 빼고) 그래 가지고요" 식으로 자연스럽게 한다.

▶향후 계획은?

='오징어게임'으로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주어진 것들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인터뷰=커넥트팀

정리=천예선 기자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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