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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요” 포항e요양병원 ‘애달픈 모녀 상봉’
18일 경북 포항e요양병원 비대면 면회실에서 어머니와 딸이 투명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20여개월 만에 애달픈 상봉을 하고 있다.[독자제공]

[헤럴드경제(포항)=김병진 기자]“엄마 막내딸이 왔어요. 꿈에서도 보고 눈만 뜨면 떠오르던 얼굴, 우리 엄마가 보고 싶어서 한번도 쉬지 않고 달려 왔어요.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요”

18일 오전 11시 30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포항e요양병원 면회실에서 딸 권순희(54)씨가 어머니 이석희(96)씨를 20개월여만에 비대면으로 만났다.

이날 권 씨는 정부가 내놓은 코로나19 추석특별방역대책에 따른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방문 면회가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아침 일찍 대구에서 포항으로 한달음에 이르렀다.

사전에 연락해 면회 시간을 예약 한 뒤 병원을 찾아 출입명부와 신청서 등을 작성, 일정 공간에 마련된 비대면 면회 장소로 이동해 짧지만 또 다시 긴 시간을 기다렸다.

비록 5분여간의 기다림의 시간이였지만 그 사이 온갖 생각이 교차했다. 이윽고 간호사들의 이끌림에 의해 병원침대에 누워있는 어머니가 눈앞에 나타났다.

지난해 1월 설 이후 처음 만남이다. 권 씨는 화이자 백신 1차 접종만 맞았다. 어머니를 안아보고 볼도 만지며 숨결을 느껴보고 싶었지만 끝내 그렇게 하지 못했다.

권 씨는 어머니가 고령인 관계로 투명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혼잣말만 되뇌일수 밖에 없었다. 가끔 어머니는 손을 움직이는 등 몸짓을 통해 표현할 뿐 말이 없었다.

“엄마 수척하고 많이 야위었네. 마음이 너무 아프다. 잠은 잘 주무시는지, 식사는 잘하시는지, 자주 찾아 보지 못해 미안해. 엄마 오래오래 건강해야 돼”

이렇게 10여분 간의 짧은 만남이 이뤄졌다. 다가왔을 때 처럼 헤어질때도 간호사들에 의해 어머니가 누운 침대가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한동안 뒷모습만 쳐다보다가 끝내 눈물을 훔쳤다.

다음 사람들 면회 일정에 따라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권 씨는 면회실을 나온 이후 한참 동안 병원 주위를 맴돌았다.

그는 “어머니를 긴 시간 동안 만날 수 없어서 걱정이 많이 됐다”며 “하루 빨리 코로나가 끝나 언제든 보고 싶을 때 볼수 있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bj765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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