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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광주형 일자리’ 성공적 첫발, 노사상생 모델로 안착하길

무(無)노조 경영, 국내 첫 온라인 판매 등 새 길을 걷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성공적인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 회사가 위탁생산하는 현대차의 첫 경형 SUV 모델 ‘캐스퍼’가 사전계약 첫날인 14일 1만8940대 계약을 달성하며 초반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현대차 역대 내연기관차 중에선 최고 기록이라는데, 뛰어난 가성비에 문재인 대통령이 응원차 사전예약에 참여한 게 큰 힘이 됐다.

‘광주형 일자리’를 내건 GGM은 기존 자동차업체 임금의 절반 수준인 공장을 만들어 청년 고용창출, 노사상생,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취지의 실험적 모델이다. 주 44시간 근무에 연봉은 3500만원 수준이다. 고용인원 90% 이상이 광주·전남 출신이며, 평균 나이는 30대로 현대차·기아(평균 50대)보다 훨씬 젊다. 2014년 아이디어가 처음 나온 지 7년, 지역 단위 노·사·민·정이 ‘상생 협약’을 체결한 지 2년여 만에 1호차 결실을 봤다. 청년실업 만성화·장기화로 지방에는 임금이 다소 낮더라도 안정적 일자리를 원하는 젊은 층이 많다. 광주 외에도 밀양·대구·구미·횡성·군산·부산·신안 등 7개 지역에서 ‘상생 협약’이 체결됐는데, 사회적 대타협을 기반으로 한 ‘광주형 일자리’ 사례가 이 지역으로 확산돼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GGM은 르노삼성 부산공장 이후 23년 만에 국내에 들어선 자동차공장이다. 첫 단추는 잘 끼웠지만 중장기 로드맵대로 연 20만대 생산 체제를 갖추고, 채용인력도 현재(505명)의 2배 수준으로 늘리려면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35만대 생산시점까지 노조 대신 상생협의회를 두고 파업을 벌이지 않기로 합의했지만 향후 수익 배분과 임금구조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생산 규모가 커지면서 예상되는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GGM의 근로자들은 임금이 적은 대신 정부·지자체가 임대주택, 공공어린이집 등 복리후생을 지원해 임금을 보전하기로 했는데 이를 잘 이행해야 노·사·정 간 신뢰가 두터워질 것이다.

GGM이 지속 성장하려면 안정적 일감이 관건이다. GGM이 만드는 차는 현재 ‘캐스퍼’, 단 한 종뿐이다. 그러나 경차 판매는 2012년 20만2000여대(시장점유율 17.3%)에서 지난해 9만7000여대(7.1%)로 줄었다. 결국 현대차에서 신차 생산물량을 받아와야 하지만 강성인 현대차 노조가 반대할 경우 물량 확보를 담보할 수 없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내연기관 경차공장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결국 친환경차 생산까지 염두에 둔 중장기적 플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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