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해외여행을 가면, 어쩌다 한번씩 가이드가 “여러분, 드디어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만납니다”라는 말을 하는데, 그 고귀한 타이틀만 들어도 우리는 ‘여행 잘 왔네. 이런 귀한 것도 보고..’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런데, 우리 한국인들은 우리 동네, 내 고향 주변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제법 많다는 사실을 잊을 때가 많다. 해외여행 때 최고라 했던 곳, 우리 동네에 있다.

안동 도산서원

경기도 광주-성남 남한산성

남원 광한루

경주 동궁과 월지

▶해외여행때 놀란 세계유산, 한국에 150곳= 현재 한국의 세계유산은 15개, 한국문화재재단이 세부 탐방지로 적시한 곳은 85곳이다. 여기에 더해, 기록유산 16건, 무형유산 20건과 관련된 탐방지는 50곳에 육박한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세계농어업유산, 국제슬로시티, 람사르습지도 많다. 나아가 유네스코 심사대에 올라있는 잠정목록, 이미 등재된 것 못지않다면서 유네스코 등재 추진지역도 몇 곳 있다.

이들 모두를 합하면, 세계적 인문학 여행지는 국내에 150곳이 넘는다. 남의 떡이 커보일 뿐, 우리 떡도 원래 엄청 크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탐방지를 10개 범주로 마련했다. 작년에 7개, 올해 3개를 추가했다.

15개 세계유산(문화 13, 자연 2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세부 방문지로 ▷천년 정신의 길 9곳 ▷백제 고도의 길 7곳 ▷소릿길 7곳 ▷제주설화와 자연의 길 8곳 ▷왕가의 길 12곳 ▷서원의 길 10곳 ▷산사의 길 9곳 ▷선사 지질의 길 7곳 ▷관동풍류의 길 6곳 ▷가야문명의 길 10곳을 설정(유네스코 공식 등재명과는 다름)했다.

헤럴드경제는 재단의 도움을 받아 추석때 가 볼 20개 권역의 근거리 세계유산을 묶어보았다.

▶서울=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종묘, 허준박물관(기록유산 동의보감), 한양도성(잠정목록)

▶경기남부= 화성 융릉·건릉, 수원 화성, 광주 남한산성, 충남 아산외암마을(잠정목록)

▶경기서부= 고양 서오릉·서삼릉, 장항습지, 김포 장릉, 강화 고인돌·전등사, 한국만화박물관만화영화상영관(부천 유네스코 창의도시)

▶경기동남부= 여주 영릉·영릉, 남양주 사릉·홍릉·유릉·광릉, 구리 동구릉, 이천 도자기(유네스코 창의도시)

▶경기-강원 접경 선사지질의길= 철원 고석정·평화전망대, 포천아트밸리·비둘기낭 폭포·화적연, 연천 호로고루성(城)·전곡리 유적, 철원 등 DMZ(등재 추진)

▶강원 북동부 관동풍류의길= 고성 청간정·통일전망대, 속초 설악산·신흥사, 양양 낙산사, 평창 월정사, 강릉 오죽헌·경포대

▶충청서부= 공주 공산성·마곡사, 논산 돈암서원, 부여 나성·부소산성, 서천갯벌

▶충청 동부= 충주 택견, 보은 법주사, 대전 중부내륙산성군(잠정목록)·대청호 오백리길, 옥천 수생식물학습원·이지당(서당 첫 보물)

▶전북 서부= 고창 선암사·공룡화석·갯벌, 정읍 무성서원, 전주 한옥마을(유네스코창의도시)

▶전남 북부= 장성 필암서원, 담양 국제슬로시티·식영정·환벽당·소쇄원(등재 추진)·죽녹원, 영광 염전(세계중요농어업유산)·매간당 남도고택(등재 추진), 구례 화엄사·운조루 등 남도고택(등재추진), 곡성 기차마을·영화촬영지

▶전남 남서부= 목포 해양유물전시관·노적봉(강강술래 세계무형유산), 진도 국립남도국악원, 해남 우수영국민관광지·대흥사, 완도 청산도 구들장논(세계중요농어업유산, 국제슬로시티), 진도 명량(난중일기 기록유산),신안 갯벌·염전

▶전남 남동부=보성-순천 갯벌, 순천 낙안읍성(잠정목록)·송광사·선암사, 화순 운주사석불석탑군(잠정목록)·고인돌유적, 강진 청자도요지(잠정목록)

▶부산= 광복·남포동~초량·범일동 조선통신사(한일 공동등재) 축제지역, 부민·감천·아미·자갈치 등 피란수도 흔적(등재 추진)

▶경북 북부= 안동 도산서원·봉정사·병산서원·하회마을, 영주 부석사·소수서원,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경북 남부= 경주 계림·대릉원·불국사·석굴암·옥산서원·월성, 달성 도동서원, 대구 오페라하우스·김광석거리 등 유네스코 창의도시

▶경남북부= 합천 옥전 고분군·해인사,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고령 지산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창녕 우포늪 람사르습지(잠정목록)

▶경남 동부= 김해 수로왕릉·국립김해박물관·대성동 고분군, 양산 통도사, 통영 윤이상거리 등 유네스코 창의도시

▶경남 서부= 함양 남계서원, 하동·광양 섬진강 제첩(세계중요농어업유산 등재추진), 하동차밭(세계중요농어업유산), 고성 송학동 고분군, 남해(사천) 명승 죽방렴(세계중요농어업유산 등재추진)

▶제주동북= 제주(월정,세화,동명,명월리) 밭담(세계중요농어업유산), 제주칠머리당(제주시 건입동) 영등굿 무형유산, 성산일출봉, 만장굴, 거문오름

▶제주남서= 마라도, 서귀포 쇠소깍, 사계리 용머리해안, 산방산, 중문‧대포 해안 주상절리대

공주 공산성 금서루

순천 선암사 승선교

울돌목 강강술래

양양 낙산사 홍련암

임진강 주상절리대

올해 새로이 ‘유산방문 캠페인’ 코스에 포함된 ‘선사 지질의 길’은 서양인들이 깜짝 놀라고 동양인 모두가 자랑스러워했던, 똑똑한 ‘주먹도끼’, 70만년전 공동 노동을 한 흔적 부터, 지질의 신비가 빚어낸 수려한 풍광, 고구려 유적, 통일과 평화의 자취(등재 추진) 까지 감상하는 에듀힐링 여행지들이다.

▶가야야, 미안해~= 경남은 물론 호남동부까지 이어진 가야문명의 길은 찬란한 문명을 갖고도 승자 독식, 사대·식민 사관의 역사 왜곡으로 1400년 가려져 있다가 이제야 국민과 지구촌 이웃들을 영접한다. 관동풍류의 길은 강원 북동부의 적시된 곳 외에 울진 망양정·월송정, 삼척 죽서루까지 관동8경 중 북한땅 총석정을 제외하고 7경을 섭렵하는 것도 의미 있겠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우리가 우리의 세계유산을 사랑하면, 외국인도 따라올 것이라 믿고, 뉴욕 한복, 런던 한식에 이어, 한글,한옥,아리랑을 테마로 방콕,시드니,두바이 등지를 무대로 K헤리티지 홍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대박 행진 중인 한국관광공사의 ‘Feel the Rhythm of Korea’ 영상 배경지 역시 유산방문캠페인 대상지와 많이 겹치는 점도 참고할 만 하겠다.

함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