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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주일에 200만원? 수익인증 그만!” 배달 기사들 뿔난 이유?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배달 수익 인증 좀 그만합시다!”

최근 배달 라이더(기사)들 사이에선, 자신의 배달 수익 정보를 공유하는 이른바 ‘수익 인증’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배달 기사들은 온라인 등을 통해 배달 지역, 건수, 수익 등의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일부 배달 기사의 ‘고수익’ 사례가 자칫 무리한 배달을 부추기고 사고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일자, 수익 정보 공유를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같은 움직임은, 무엇보다 최근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배달 기사들의 사건·사고의 이면에는 고수익을 좇는 무리한 배달이 원인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 배달 기사는 “내 주변에도 일부 고수익 사례만 보고 배달 일에 뛰어든 사람이 적지 않다”며 “고수익 사례를 보면, 나도 그만큼 벌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인지 무리를 해서라도 배달 일을 늘리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무리한 배달은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선릉역 인근에서 발생한 배달 오토바이 사고 등이 대표적이다. 배달 오토바이가 크게 늘어나면서 최근 5년간 오토바이 교통사고 건수는 연평균 7%씩 급증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 라이더[우아한형제들 제공]

고수익 사례가 알려질 때마다 큰 화제가 되지만, 실제 월 5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버는 경우는 극히 일부라는 분석도 있다.

국내 대형 배달 대행사 중 한 곳인 A업체가 월수입 300만원 이상 전문 배달 기사의 수익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00만원 이상 수익을 낸 기사의 비중은 19%로 집계됐다.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월수입 300만원 이하 배달 기사까지 고려하면 그 비중은 더 낮을 것으로 추산된다.

월 500이상의 수입을 내더라도 전업 기사의 경우 보험, 오토바이 유지비 등으로 월 100만원 이상의 고정 비용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월 500만원 수입 기사의 실제 수입은 300만원 중반 가량인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외에도 고수입 사례가 알려진 특정 지역에 배달 기사가 몰려, 배달 단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수익 인증을 자제하려는 이유 중 하나다.

또 다른 배달 기사는 “고수익 사례가 알려진 경기도 한 지역에서는 배달 기사가 집중적으로 몰리는 경우도 있었다”며 “배달 단가가 뚝 떨어져서 고수익 사례의 당사자 역시 수입이 줄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 시장의 급성장으로 배달 종사자 역시 크게 들어나자, 자체적으로 배달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자정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배달원 취업자 수는 39만명에 달한다. 1년 전과 비교해 약 12%가 증가한 것으로, 2013년 집계를 시작한 이례 가장 많은 숫자다.

한 배달업 종사자는 “같은 배달일에 종사하지만 내가 보기에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교통을 위반하는 오토바이들이 많다”며 “이러니까 배달원 전체가 욕을 먹는 것”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또다른 배달 기사는 “신호대기를 위해 서 있는데 또다른 오토바이가 보란 듯이 신호위반을 하고 지나가더라”며 “이런 일로 배달원 전체의 이미지가 좋아지지 않는 것 같아서 나라도 신호를 꼭 지키려 한다”고 전했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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