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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 앞세워 모든 산업 흡수...‘新블랙홀’ 시장 곳곳서 충돌
“네이버와 카카오의 손길 안닿은 곳이 없다”
포털·콘텐츠·보험·모빌리티 등 전 분야 확장
플랫폼, 시장 규모·질 키우는 순기능 불구
기존 사업자와 갈등...규제 논란 확산도

“네이버, 카카오 손길 안 닿은 곳이 없다.”

국내 최대 빅테크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혁신 기술을 내세워 산업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들 손길이 닿은 곳은 상품과 서비스가 거래되는 ‘판’ 역할을 하며 시장의 규모와 질을 키우는 순기능을 하고 있지만, 반대로 빅테크 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는 막대한 플랫폼 장악력으로 모든 산업을 흡수하는 ‘신(新) 블랙홀’로 평가되고 있다. 일정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면 수익성 확보를 위해 가격을 올리거나 유료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일상 곳곳 침투한 플랫폼, 다음은 어디?=대형 플랫폼은 우리의 일상 곳곳에 존재하며 영향력을 행사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포털, 콘텐츠, 보험, 은행, 모빌리티, 숙박 중개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카카오는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그 확장세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카카오 계열사는 6월 말 기준 158개에 달한다. 국내 대기업 집단 중 SK그룹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특히, 올 상반기에만 40개가 새로 생겼다. 특히, 택시 호출을 넘어 대리운전 업계까지 사업을 확장하면서 모빌리티 분야에서 심각한 갈등에 부딪히고 있다.

택시호출 시장 80%를 점유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운전 전화콜 1위 업체(1577 대리운전 운영사 코리아드라이브)를 인수해 직접 전화 콜 시장에 뛰어들 것을 예고했다. 하지만 중소 사업자들은 카카오 등장에 ‘골목상권 침해’라며 맞서고 있다.

택시업계도 카카오가 ‘카카오T’를 통해 갑질을 일삼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다른 택시 앱 이용을 권유한 카카오T 가입 택시기사들에게 제재를 가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네이버는 전국민이 사용하는 검색 엔진을 기반으로 커머스·핀테크·콘텐츠 등 사업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 쇼핑은 지난해 기준 점유율(18.1%) 1위를 기록하며 올해 거래액은 40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 파이낸셜도 금융,보험,대출 서비스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 사업자들과 충돌도 일어나고 있다. 네이버는 지식인 서비스의 유료버전인 ‘네이버엑스퍼트’를 출시해 변호사 등 일부 업종과 갈등을 일으켰다. 변호사들은 법률 상담을 하고 수수료를 제외한 후 변호사에게 상담료를 제공하는 것을 두고 변호사법 위반이라 주장하고 있다.

부동산도 네이버가 업계와 갈등을 빚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네이버가 아파트·빌라·상가·토지 등의 매물을 직접 중개하는 서비스 진출에 대해 선을 그었지만 공인중개사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공격적 인수→시장 장악→유료전환 모델 도마 위=국내 플랫폼의 성장방식은 구글·애플·아마존·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공룡의 확장 모델과 유사하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와 투자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 뒤 지배력을 앞세워 유료 모델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독점을 기반으로 한 수익 확보로 방향을 틀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호출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카카오T’가 대표적이다. 카카오T는 우선 배차가 가능한 스마트 호출 기능 요금을 기존 정액제 요금(일반 시간 1000원·심야시간 2000원)에서 최대 5000원까지 받을 수 있는 탄력요금제로 변경을 시도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택시 호출이 많은 특정 시간대 외에는 가격이 오히려 더 싸진다는 설명을 내놨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스마트 호출료 범위를 ‘0~5000원’에서 ‘0~2000원’으로 줄이며 꼬리를 내렸다. 당시 함께 요금 개편을 진행하던 전기자전거 대여 서비스 ‘카카오T 바이크’도 여론 악화로 인상 방안을 철회했다. 인상안을 적용하면 1시간 이용시 요금이 6000원에서 9000원으로 오를 전망이었다.

그러나 유료모델 전환 시도는 꾸준하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3월 택시 기사들로부터 월 9만 9000원을 받고 배차 혜택을 주는 ‘프로 멤버십’ 제도를 도입하며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한 유료화를 본격화했다.

이밖에도 대리, 주차, 셔틀, 기차, 항공, 퀵, 공유킥보드 등 카카오모빌리티가 진출한 서비스는 언제든 유료화 또는 기존 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다.

초기 무료 서비스로 이용자를 확보한 뒤 유료전환 시도는 국내외 IT플랫폼들의 공통점이다. 지난 6월 구글은 안드로이드(0S) 휴대폰에 탑재된 구글 포토를 유료로 전환한 바 있다. 스마트폰 OS(운영체제)에서 70%를 넘는 지배적 사업자가 되자 본격적인 유료화에 나섰다. 김민지·유동현 기자

dingdong@heraldcorp.com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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