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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노란 공룡’을 향한 기대와 우려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아침에 일어나 ‘카카오톡(이하 카톡)’을 확인한다. 식당에 들어서면 ‘카톡’ 내 등록된 QR코드를 찍는다. 부득이하게 만나지 못하는 친구의 생일엔 ‘카톡 선물하기’로 마음을 전한다. 택시를 부를 때는 ‘카카오T’를 켜고, 편의점에서는 ‘카카오페이’로 결제한다. 집에 와서는 카카오웹툰’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 한다.

말 그대로 “카카오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다. 2010년 출시 후 약 10년 만에 카톡은 ‘전 국민 메신저’가 됐다. 동시 카카오는 일상 구석 구석에서 우리 삶을 바꿔놨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카카오를 창업할 당시 “대한민국에 없던 기업을 지향하자”고 다짐했다. 실제 카카오는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기술과 서비스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했고, 포털, 게임, 콘텐츠, 이커머스 등 여러 분야에서 이용자 경험을 혁신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몸집이 지나치게 커진 탓일까. 최근 들어 카카오에 ‘노란공룡’이란 꼬리표가 붙기 시작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 업계 1위인 ‘1577 대리운전’을 인수해 직접 전화 콜 시장에 뛰어들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또 카카오는 택시 호출 플랫폼 시장에서 80%를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T’의 빠른 배차 수수료를 최대 5000원까지 올리겠다고 해 큰 반발을 샀다.

이후 해당 계획은 철회됐지만, 관련 이익단체에서는 골목 상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카카오가 대리운전, 퀵서비스, 골프, 헤어샵 등 중소상공인 영역에 ‘문어발식’ 확장을 하며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권도 가세하고 있다. 여야 모두 카카오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소상공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현재 카카오에 쏟아지는 비판은 플랫폼 기업이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숙명’일 수밖에 없다. 플랫폼 기업 특성 상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를 놓고 기존 사업자들과의 마찰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카카오는 막대한 규모의 대기업이 됐다. 거느린 계열사만 158개다. 국내 대기업 집단 중 SK그룹 다음으로 많다. 특히, 올 상반기에만 40개가 늘었다. 플랫폼을 선점한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는 시대에서, 카카오의 시장 장악력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지난해 김범수 의장은 앞으로의 10년을 ‘카카오 시즌 2’로 정의하며 “시즌 2에서는 새 사업에 대한 고민을 넘어 선한 의지를 가지고 우리 사회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가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미 사회 곳곳에서도 무섭게 커가는 카카오를 주시한 지 오래다. 플랫폼 기업으로서 기존 사업자들과 상생하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지 김 의장이 고민할 수밖에 없다.

카카오는 ‘대한민국에 없던 회사’로 성공했다. 관건은 앞으로 10년 후 카카오의 모습이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으로 거듭날지, 덩치만 키우는 ‘똑같은’ 대기업으로 기억될지 카카오를 향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이유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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