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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협받는 성소수자...英 혐오범죄 확산
‘묻지 마 폭행’ 등 꾸준히 늘어나
보고 안된 사례 따지면 빙산일각

최근 영국 전역에서 성소수자(LGBTQ)를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가 급증해 성소수자 집단이 불안에 떨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영국 사회에서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의 감정이 확산하고 있다며 영국이 더 이상 성소수자에게 열려 있거나 안전한 곳이 아니라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불과 2주 전 성소수자인 란지스 칸카나말라지(50)는 런던 동쪽 지역의 한 공원에서 심각한 머리 부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호모포비아였다.

지난달 30일 영국 에딘버러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한 행인이 런던 시내 중심가에 걸어가던 결혼한 동성애 커플을 발로 차고 주먹을 휘두르고 침을 뱉었다. 3명의 범인은 폭행과 동성애 혐오죄로 기소됐다.

영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영국 내 성소수자 혐오범죄는 매년 증가했다. 가장 최근 영국 정부가 발간한 ‘혐오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4월~2020년 3월 1년 동안 영국과 웨일즈 내 레즈비언과 게이에 대한 혐오 범죄는 1만5835건이 발생.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한 범죄도 2540건으로, 일평균 50건 이상 신고가 된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선 혐오 범죄를 신고하는 사람의 증가로 통계치가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 해밀턴 영국 경찰청장협의회 혐오 범죄 담당 부국장은 “전통적으로 성소수자를 향한 범죄 신고는 잘 들어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혐오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88%의 트랜스젠더가 “혐오 범죄의 대상이 됐을 때도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반면 인권 활동가는 성소수자를 향한 대중의 적대감이 고조되는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성소수자 밀집 지역에서 활동하는 로렌스 바튼 ‘버밍엄 프라이드’ 이사는 가디언을 통해 “주말에 성소수자만 모여 있는 구역에 갈 때마다 행인이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하며 소리를 지른다”며 “차를 타고 가는 사람도 창문을 열고 혐오 발언을 쏟아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소수자를 향한 물리적 공격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소수자 혐오라는 광범위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순위”라며 “아직 평등한 사회로 가기까지 먼 길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유혜정 기자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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