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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잉충성·좌충우돌…경선캠프는 살아있다 [정치쫌!]
이낙연 캠프, 황교익 ‘오발’ 사고
이재명 캠프, 윤석열 ‘술꾼’ 사고
윤석열 캠프, 부동산 문제 의원 5명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오후 인천시 서구 검단농협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매장에서 각종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 레이스가 중반전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경선이 한창이고, 국민의힘 역시 25일 비전발표회를 시작으로 경선버스가 발차한다. 각 후보를 축으로 한 경선 캠프도 숨가쁘게 돌아간다. 문제는 각 후보 지지율의 높고 낮음에 따라 구성되는 캠프들이다.

캠프엔 각자 정치계산법이 다른 인사들이 모여들기 마련이다. 캠프는 때로는 후보에 ‘과잉충성’을 하는 경우도 있고 그같은 충성은 의도와는 반대로 결과적으로 후보를 망치기도 한다. 경선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타 후보 캠프를 기웃거리기도 일쑤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몸을 던지는 수도 있다. 거대해진 캠프는 후보의 통제를 벗어나기 쉽다. 캠프는 스스로 알아서 작동하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여야 모두 같다.

밀렸다 이낙연…신경민 '후폭풍'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오후 인천시 서구 검단농협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에서 지지율 순으로 보면 윤석열 후보(30.4%)가 1위로 나타났고, 이재명(27.7%) 경기지사가 2위였으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14.1%)가 3위로 집계됐다.

같은 기관이 지난 7월 17일~18일 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22.0%를 기록했고, 이 지사가 23.8%, 이 전 대표가 20.1%를 각각 기록했다. 3강 구도에서 2강 구도로 여야 대선 주자 구도가 바뀐 것이다. 이는 지난 한달 사이 이 전 대표측과 황교익 맛칼럼니스트와의 공개 설전이 이 후보의 ‘진중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됐다. 이른바 ‘명낙대전’에서 이 전 대표가 더 큰 타격을 받았다는 해석이다.

황교익 보은인사 논란이 ‘대형화재’로 확산한 원인은 이 전 대표 캠프의 신경민 상임부위원장 영향이 크다. 신 위원장은 지난 17일 황씨에 대해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공격하며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황씨는 이에 반발해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에 집중하겠다”고 말하며 파문이 확산했다. 당황한 측은 이 지사측 캠프와 이 전 대표측 캠프 양측 다였다. 그러나 결과만을 놓고보면 이 전 대표측 타격이 이 지사측 타격보다 더 컸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

사실 각 지역을 돌며 대선 공약을 발표하고 토론회를 진행하다보면 캠프를 후보가 직접 챙기기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전 대표 역시 지난 20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황교익 친일 논란이 사전 논의됐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후보들이 캠프는 거의 안 간다. 갈 시간도 없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의 발언은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 사실 각 캠프에 속해있는 국회의원들의 스피커를 모두 다 후보가 관리하는 것 역시 불가능 하다.

이재명도 캠프탓 '곤혹'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4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열린 직능단체와의 정책협약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지율 수위권을 달리고 있는 이 지사측 역시 캠프 내홍에 시달리긴 마찬가지다. 타당 후보에 대해 ‘마음놓고 난사’를 했다 되레 역풍을 맞은 사례가 이 지사측 캠프에서도 빚어졌기 때문이다.

이 지사 캠프 박진영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대권후보의 활동이 술자리를 전전하는 것이란 말이냐”며 “그냥 술꾼으로 살든가”라고 적었다. 지난달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치맥 회동’에 이어 금태섭 전 의원, 부산 지역 의원들과 연달아 만나 소주를 마신 윤 후보의 행보를 겨냥한 것이었다. 윤 후보는 정치권에서 술을 좋아하는 인사로 정평이나 있는데 이를 공격한 것이다.

문제는 박 대변인의 발언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반박으로 역풍을 초래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박 대변인의 주장에 “술꾼으로 살라니, 윤석열 후보가 음주운전이라도 했느냐”고 반박했다. 2004년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력이 회자되면서 지난달 박 대변인의 페이스북 글이 재소환 됐다. 박 대변인은 “음주운전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지만 사회활동을 막겠다는 것은 불공정한 이중처벌”이라며 “힘든 하루를 마치고 소주 한잔 하고픈 유혹과 몇 만원의 대리비도 아끼고 싶은 마음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가난이 죄라고 느낄 수 있다”고 적었다.

이 지사측 캠프가 윤 후보를 ‘술꾼’으로 비판한 것이 쿠션을 맞고 다시 이 지사측에 튕겨져 들어온 셈이다. 공세 소재가 마련되자 이 전 대표측도 공세에 가담했다. 이낙연 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하루하루 버겁게 살아가는 어려운 서민의 애환을 말하는 것 같지만 실은 이재명 후보의 음주운전을 두둔하기 위해 억지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마무리 된 것은 이 지사가 자신의 음주운전 범죄경력이 1회라는 전과기록을 제출하고 나서였다. 불씨를 당겼던 박 대변인은 결국 대변인직을 스스로 내려놓아야 했다. 캠프 대변인의 후보에 대한 과잉 충성은 가끔 후보에 유탄이 돼 돌아간다.

야권 최대 캠프…윤석열도 '내홍㎢'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국민캠프에서 열린 자영업 비대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큰 캠프를 꾸린 것이 되레 독이 되기도 한다. 윤 후보 캠프는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 수만 기십명에 이르는 야권 최대 캠프다. 소속 의원들이 많다보니 문제 있는 의원들 수도 많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3일 발표한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 국민의힘 의원 12명이 법령 위반 의혹 소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그 12명 가운데 5명이 윤 후보 캠프에 참가한 인사라는 점이다.

권익위가 ‘문제가 있다’고 분류한 윤석열 캠프 소속 인사는 송석준 의원은 윤 전 총장 캠프에서 부동산정책본부장, 이철규 의원은 조직본부장, 안병길 의원은 홍보본부장이다. 송 의원은 과거 경기 이천의 모친 노후 주택을 개보수하는 과정에서 건축법 등을 위반한 의혹을 받고 있고 안 의원은 처남 명의로 부동산 주택을 돌려놨다가 부인과 이혼하는 과정에서 명의신탁 의혹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윤석열 캠프에서 조직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철규 의원과, 국민소통위원장 정찬민 의원, 산업정책본부장 한무경 의원도 권익위로부터 지적받은 의원이다.

유달리 윤석열 캠프 인사 가운데 부동산 문제 인사들이 많자 이낙연 캠프 이병훈 대변인은 ‘윤석열 후보는 떴다방으로 간판을 바꿔달으라’는 논평이 나왔다. 이 대변인은 “누군가 유출해 언론에 보도된 대로라면 국민의힘 ‘부동산 트웰브’ 중 윤석열 후보 캠프 주요 직책을 맡은 사람이 5명이다. 이들 ‘부동산 오형제’를 보유하게 되면서 윤석열 후보 캠프는 명실공히 종합부동산 회사에 못지 않은 부동산 전문 인력풀로 구성된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비꼬았다.

윤 후보 캠프는 이외에도 국민의힘 이 대표를 비난했다가 특보직에서 사퇴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윤석열 캠프 공보팀은 지난 22일 오후 언론에 보낸 공지문에서 “민영상 특보가 사의를 표명해왔고, 캠프가 이를 수용해 특보직에서 해촉됐다”고 설명했다. 국민통합과 외연 확장의 적임자라며 민 특보를 영입한 지 나흘만이다. 민 특보는 당일 오전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향해 “대표 사퇴 후 유승민 캠프로 가서 본인 맘대로 하고 싶은 말 다 하든지 대표직을 유지하며 대선 때까지 묵언수행 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예비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를 흔드는 윤석열 캠프 인사들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윤석열 후보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유승민 캠프 대변인 김웅 의원은 “캠프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했는데 후보하고 전혀 관련이 없다고 이야기한다면 (윤석열) 후보가 기본적으로 캠프에 대해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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