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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갈색 머리 이재명·헤어라인 시술 윤석열…그들의 ‘스타일전쟁’ [정치쫌!]
이재명 회갈색 염색으로 안정감 심어줘
이낙연 안경착용 예리하고 선명함 어필
정세균 가르마없애 연장자 이미지 탈피
윤석열 밝은색상 정장으로 친근감 강조
홍준표 트레이드 마크 빨간색과 거리둬
최재형 부드러운 헤어로 딱딱함 벗어내
후발주자들 선명성 강조 존재감 부각
이재명(왼쪽) 경기지사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 [페이스북·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이원율 기자] 대선이 불과 6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대권 주자들의 ‘스타일 전쟁’이 치열하다. 염색을 하고, 헤어 스타일을 바꾸고, 안경을 착용하는 등 이들의 변신은 모두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이미지 메이킹 전략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UCLA) 심리학과 명예교수 앨버트 메라비언이 1971년 발표한 ‘메라비언의 법칙’에 따르면 우리가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는 시각이 55%, 청각이 38%, 언어가 7%로 구성된다.

선거를 앞두고 외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력’으로 유권자의 호감을 사는 것은 자신의 업적, 능력을 드러내고 국가경영 비전, 정책·공약에서 우위를 점하는 일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우리가 TV토론에서 후보들의 논리력, 실력을 보는 것 같지만 사실 인간적 매력을 보고 감성적으로 판단하는 부분이 훨씬 더 크다”면서 “대선 후보들의 이미지 변신을 단순한 외모 꾸미기라고 본다면 큰 착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 자동차를 살 때도 성능이 아니라 디자인을 보고 사는 세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주요 대선 주자들이 각각 어떤 이미지 메이킹과 변신을 시도하고 있을까.

'안정감 부각' 이재명·'이미지 컨설팅' 받은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농업기술센터 내 잔디밭에서 열린 동물복지 공약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동물보호센터 보호견 '오리'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안정감을 부각한 스타일링을 추구한다. 지난해 가을 1위 주자로 부상하며 바꾼 ‘회갈색’ 머리는 어느새 이 지사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성남시장 시절이나 2017년 대선 민주당 경선에 나설 때만 해도 젊고 저돌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머리를 검게 염색했다면, 이제는 1위 주자다운 ‘중후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기 위해 염색을 하는 것이다. 덕분에 다소 거칠고 투박했던 ‘싸움닭’ 이미지가 겉모습에서 많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시민과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재명 페이스북]

이 지사를 돕는 한 측근 의원은 “경선이 시작하기 전 머리 색깔을 어떻게 할 것인가(검게 염색, 백발, 회갈색 염색 등)를 놓고 측근들 간 의견이 달라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의상도 안정감과 무게감을 드러내는 짙은 색 양복과 넥타이를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 캠프가 21일 청년세대 문제 해결을 위한 온라인 캠페인 '민지야 부탁해'를 시작했다. '민지'는 MZ세대를 의인화한 콘셉트로, 윤 전 총장 캠프는 이 캠페인을 통해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아이디어를 모색할 예정이다. 사진은 '민지야 부탁해' 유튜브. [연합]

반면, 국민의힘 내 지지율 1위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최근 밝은 색 정장을 즐겨 입으며 중후함보다는 친근감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윤 전 총장은 원래는 어두운 색의 정장을 선호하고 일상복으로는 여름에는 반팔 와이셔츠, 겨울에는 경량 패딩 등을 즐겨 입었다. 멋 보다는 편안함을 우선하는 이른바 ‘아재(아저씨)’ 패션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 입양한 반려견 이름으로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토리스타그램'

이제는 다르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몸에 딱 맞는 밝은 톤의 옷을 통해 더 이상 ‘아재’ 이미지에 갇히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헤어라인 시술도 받았다.

이달 초에는 한 대학 교수에게 이미지 컨설팅도 받았다. 말을 할 때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일명 ‘도리도리’ 버릇과 이른바 ‘쩍벌’ 자세, 말머리에 “마”라고 하는 습관 등 자신의 이미지 전반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안경으로 예리함 강조' 이낙연·트레이드 마크 '빨간색'과 거리두는 홍준표
[이낙연 후보 캠프 제공]

2위권 주자들도 변신에 분주하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5선 국회의원과 당 대표, 국무총리 등을 거친 경륜에서 나오는 무게감, 중후함을 내려놓고 선명하고 경쾌한 느낌을 주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기존의 ‘엄근진(엄중·근엄·진지)’ 총리 이미지를 보완하는 차원이다. 원래 ‘이용원’을 다녔던 그는 이제 ‘미용실’에서 머리를 손질한다. 의상도 패턴이 들어간 밝은색 옷을 여러 벌 마련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페이스북]

지난 11일 TV토론회부터는 안경을 통해 인상을 바꿨다. 이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조금 더 예리하고 선명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 안경을 바꿔 착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다음 TV토론회에서 “저의 고집을 꺾고 우리 참모들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안경을 썼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캠프 홍보팀 내 2030 여성 보좌진들이 수시로 이 전 대표를 모니터링 하고 스타일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9일 충북도청 기자실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빨간색과 거리를 두고 있다.

원래 그의 빨간색 사랑은 각별했다. 붉은 넥타이만 수십 개에, 내복과 속옷까지 빨간색이라는 뒷이야기가 나올 정도였고 덕분에 ‘레드 준표’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6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 간담회 도중 활짝 웃고 있다. [연합]

그런 그가 최근엔 하늘색 넥타이를 즐겨 하고 있다. 홍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주변 사람들이 너무 고집스럽다고 넥타이 색을 바꾸라고 해 바꿨다”며 “국민이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홍 의원은 눈썹 문신을 해왔지만, ‘앵그리버드’라는 말로 희화화 될 조짐이 일자 이제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인·아저씨·엘리트 이미지' 털고 '젊고 친근함' 어필
국민의힘 최재형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최근 백발을 어두운 빛으로 염색하고 퍼머도 했다. 각진 검은 테 안경을 내려놓고 보다 연한색의 둥그런 테 안경을 썼다. 가끔은 앞머리를 ‘요즘 스타일’에 맞춰 위로 세우기도 한다.

최 전 원장의 고민은 노안(老顔)이다. 그는 윤 전 총장보다 나이가 4살 더 많지만, 그동안엔 흰 머리와 각진 안경 탓에 나이가 더 들어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판사 출신 특유의 딱딱한 이미지도 털어내려 한다.

최 전 원장 측은 “젊고 유한 이미지를 위해 딸이 각별히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 [사진=정세균 전 총리 페이스북]

정세균 전 총리도 민주당 6명의 후보들 중 가장 연장자인 점을 고려 ‘젊고 활력 넘치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이전엔 메이크업 없이 방송에 임했지만 이제는 촬영 전 빠짐없이 메이크업을 받고, 머리 가르마를 없애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다.

정 전 총리 캠프 관계자는 “머리 스타일이나 의상이 주는 영향이 적지 않더라”며 “2030 청년층에게 더 어필하고 더 친근하게 느껴지기 위해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운동복 차림에 선글라스를 끼고 한 유튜브 영상에 등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 유승민 전 의원. [유승민 캠프제공]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패션에는 ‘청바지’가 연관어로 따라온다. 그가 주축이 된 개혁보수 세력이 변화와 혁신을 보여줄 상징물로 청바지를 택했기 때문이다. 유 전 의원을 구심점으로 한 새로운보수당이 공식 출범되는 날 참석자들의 드레스코드도 청바지였다.

최근엔 장소에 따라 ‘노타이’ 차림에 캐주얼 정장도 즐겨 입는다. 특유의 엘리트 이미지를 털고 대중 정치인으로서의 친근감을 부각하려는 전략이다.

'선명성' 강조하며 존재감 부각 여념 없는 후발주자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본경선 3차 TV토론에 참석해 토론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

민주당 내 대표적인 ‘강성개혁’ 이미지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예비경선에서 흰색 정장을 주로 입었지만 본경선부터는 파스텔톤 의상을 자주 입으며 부드러움을 부각하고 있다.

다만 개혁 공약을 발표하거나 할 때는 여전히 흰색 또는 검은 정장을 즐겨 입으며 선명한 이미지를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9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최근 이른바 ‘부캐(부캐릭터) 놀이’에 한창이다.

얇은 테 안경에 흰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취재 내용을 전달하는 ‘원희봉 기자’, 화려한 셔츠에 면바지를 입은 아이돌 연습생 ‘희디’, 빨간 뿔테 안경에 ‘올백’ 머리를 한 ‘희룡부동산 사장’ 등으로 변신해 국민에게 다가가고 있다.

중앙 정치 무대에서 벗어나 제주지사를 역임하는 동안 힘 쏟지 못한 전국적 인지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자인 박용진 의원이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합동 TV토론에서 '찬스, OX' 퀴즈판을 들고 미소짓고 있다. [연합]

유일한 1970년대생으로 여야 대선 후보들 중 가장 나이가 젊은 박용진 의원은 노타이에 활동적인 패션을 자주 뽐낸다.

어두컴컴한 ‘여의도 정치인’ 복장에서 탈피해 스니커즈와 밝은 세미 정장 등으로 스타일을 바꿔, 자신이 가진 ‘젊은 주자’라는 장점을 더 부각시키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캠프 제공]

김두관 민주당 의원도 최근 정장보다는 캐주얼 복장을 많이 시도했다.

정장을 입을 때도 푸른 색 계열의 셔츠와 넥타이, 서로 다른 색상의 상·하의를 맞춰입는 등 조금 더 밝고 활력있는 이미지 구축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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