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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킨집 영수증으로 ‘병원’ 별점 테러” 포털 ‘황당 리뷰’ 논란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배달앱만? 네이버, 카카오도 ‘별점 테러’로 몸살!”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별점 테러에서 시작된 ‘리뷰 논란’이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과 플랫폼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배달 앱의 경우 구매건에 대해서만 리뷰를 작성할 수 있지만 포털은 비교적 간단한 절차를 거쳐 평가할 수 있어 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허위 영수증으로 별점 1개, 카카오맵 ‘구매 인증’도 불필요

최근 대한개원협의회는 618명의 개원의를 대상으로 포털 리뷰로 인한 피해 정도를 파악하기 이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의 61.9%가 네이버 ‘영수증 리뷰’가 병원 평판과 진료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막대한 영향을 준다’고 답한 비중도 22.15%에 달했다. 네이버 외 포털 사이트 리뷰에 대해서는 45.75%가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네이버가 국내 검색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차지하는 만큼 리뷰로 인한 피해도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 11월 ‘영수증 리뷰’를 도입했다. 영수증을 스캔해 방문 인증을 한 뒤 리뷰를 작성하는 방식이다. 허위 리뷰를 차단하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무분별한 ‘좌표 찍기’ 등 폐해는 사라졌지만 일각에서는 공공연하게 ‘허위 리뷰’가 작성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네이버 영수증 리뷰 [네이버 제공]
카카오맵 리뷰. 카카오맵은 별도 구매 인증 절차 없이 별점과 평가를 남길 수 있다. [카카오맵 캡처]

대한개원협의회 조사 결과, 병원이 아닌 ‘치킨집 영수증’으로 인증을 한 뒤 별점을 깎는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 실제 병원에 방문한 적이 없는 환자가 허위 영수증으로 리뷰를 남긴 사례도 보고됐다. 한 개원의는 “치료 연장 시 할인을 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리뷰 테러를 포함해 비방글을 올린 환자가 있었다”며 “병원에서 파악해 연락을 취하자 글을 내렸지만 한 달 매출 감소액이 5000만원에 달했다”고 호소했다.

카카오의 지도 앱인 ‘카카오맵’ 별점과 리뷰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카카오 계정이 있는 사용자는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장소 평가를 남길 수 있어, 허위·비방 리뷰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카카오맵은 장소 검색 시 별점 5점 만점의 평가 기능을 제공한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도 해당 평가가 노출된다.

‘키워드 리뷰’ 키우는 네이버, 카카오는 “검토 중”
네이버 키워드 리뷰 예시. [네이버 제공]

포털은 리뷰 시스템 개선을 위해 고심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해당 사업체를 이용하지 않은 소비자가 별점 리뷰를 진행하는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기술을 고도화하는 등 보다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가 유통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현재 다른 업체의 영수증으로 리뷰가 등록될 경우 사업자가 한 번의 클릭만으로 신고를 하고 리뷰를 삭제 할 수 있는 ‘원스톱’ 제도를 운영 중이다. 사업자 문의 시 확인을 거쳐 1~2일 내 리뷰가 삭제된다.

아울러 내년 초까지 별점 리뷰를 완전히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달부터 음식점과 카페를 대상으로 별점을 없앤 ‘키워드 리뷰’ 기능을 선보였다. 영수증을 통한 인증 절차는 동일하지만 별점 대신 업종별 대표 키워드 중 방문 경험에 가까운 것을 고르는 방식이다.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사용자만족도조사에서 82%의 응답자가 키워드 리뷰가 ‘이전보다 좋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13일부터는 대상 업종을 미용과 숙박업종까지 확대했다.

카카오맵은 ‘매장관리’ 기능을 통해 해당 장소의 소유주·관리자가 댓글로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맵 이용자와 장소를 운영하는 소유주·관리자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정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플랫폼업계는 리뷰 자체를 없애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누적된 리뷰는 소상공인에게 하나의 ‘재산’이기도 하다”며 “섣불리 없앨 경우 소상공인으로선 홍보·마케팅 수단을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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