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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쉬는 날에도 자영업자 “손실 메워야”…대체공휴일 남의 얘기 [촉!]
공휴일 그림의 떡…“한 테이블에라도 더 받아야”
오후 8시30분까지 손님 한 명 없어
자영업자 5명 중 4명 대체공휴일에도 영업
“밑반찬 다 버려”…차라리 장사 접기도
지난 15일 서울 중구 명동 한 식당 안에 손님이 없어 한산하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지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6일까지 이어진 광복절 연휴에도 자영업자들은 “그동안의 손실을 메우려면 대체공휴일에 쉴 수도 없다”며 영업을 이어갔지만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이창호 씨는 대체공휴일인 전날 오후 8시30분께까지 손님 한명 맞지 못했다. 이씨는 17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한 테이블이라도 소중하니 휴일에도 문을 열었지만 손님이 거의 없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오후 10시 이후 영업을 금지해 손실이 상상도 못 할 정도인데 어느 호프집이 휴일에도 마음껏 쉴 수 있냐”고 반문했다.

이씨의 매출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고 나서 2020년 매출에서 또 반 토막 났다. 평소 하루 140만원 매출을 내던 이씨의 호프집은 광복절 대체휴일이 낀 이번 주말에는 고작 26만원에 그쳤다.

그는 “지난해에도 그렇게 힘들었는데, 이달엔 지난해 매출의 60%밖에 안 된다”며 “차라리 폐업하는 것보다 못한 상황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대도 없었지만 연휴 특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신촌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김아름 씨도 “자영업자들은 문을 닫는 순간 수익이랑 직결되니 대체공휴일에도 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가뜩이나 거리두기 4단계 연장으로 장사도 안 되는데 아예 문을 닫으면 마이너스”라면서도 “휴일에도 문을 열었지만 그래도 손님이 많을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자영업자 5명 중 4명은 광복절 대체공휴일에도 정상적으로 매장을 운영할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알바천국이 기업 회원 110명을 상대로 광복절 대체공휴일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79.1%가 대체공휴일에 쉬지 않고 매장 운영·근무할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대체공휴일에도 쉬지 않고 일하겠다는 자영업자들은 ‘조금이나마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40.2%)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대체공휴일에 근무 혹은 매장 운영을 계획하면서도 실질적인 매출에 대해서는 큰 기대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에 대해서는 ‘평소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51.7%로 과반을 차지했으며, ‘평소보다 늘어날 것’이란 응답은 37.9%로 집계됐다.

오히려 줄어들 것이란 답변도 10.3%를 기록했다.

반면 대체공휴일에 매장 운영 또는 근무계획이 없는 20.9%의 자영업자들은 ‘강화된 거리두기 단계로 인해 어차피 영업이 어렵다’(26.1%, 복수 응답)는 이유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기존 휴일에 해당하기 때문에’(21.7%) ▷‘거리두기 단계 격상 이후 휴업 중이라서’(17.4%) ▷‘휴일수당 등 알바생들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이 부담스러워서’(17.4%) 등 순으로 나타났다.

종로에서 백반집 운영하는 이근형 씨는 “전날 하루 가게 문을 닫았다”며 “주방 직원에게 인건비도 줘야 하는데 손님도 없을 테니 만들어놓은 밑반찬 모두 버리게 생겨 차라리 하루 쉬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2주 동안 거리두기 4단계 연장 때문에 저녁장사는 일찍이 접고 6시에 문 닫고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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