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한국인 유별난 이모티콘 사랑...‘억대 작가 수두룩’ 황금시장 [헤럴드 뷰-이모티콘 대박시대]
세대를 넘어 울고 웃는 소통 매개체
매출 1억 이상 작품만 1300여개
카카오에 출시 이모티콘 9500개
전업 작가부터 직장인도 참여 급성장
백윤화 ‘모찌’ ‘세숑’ 대박작가 반열
문종범·박철연 등 20대 맹활약

한국인의 이모티콘 사랑은 특별하다. 소프트웨어 회사 어도비(Adobe)가 발간한 ‘글로벌 이모지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이모티콘 사용 빈도와 이해도는 세계 평균보다 10%가량 높다. 한국인들은 이모티콘이 사적 관계는 물론 직장 내 소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평가했다. 한국인의 76%가 단어를 이모티콘으로 대체한다고 답했다. 그야말로 이모티콘으로 울고, 웃고, 소통한다.

이모티콘이 한국인의 ‘진심’으로 자리잡으면서 ‘신사업’으로도 크게 부각됐다. 억대 매출을 달성한 이모티콘이 다수 등장했다. 흥행에 성공한 이모티콘은 하나의 캐릭터 IP로 문구류, 의류, 생활용품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카카오 이모티콘만 9500개…억대 작가 수두룩=이모티콘 열풍의 중심에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이모티콘이 있다. 카카오는 2011년 11월 6개의 카카오 이모티콘을 출시했다. 현재까지 출시된 이모티콘은 9500개에 달한다. 지난해 이모티콘 누적 구매자 수는 2400만명을 기록했다. 매달 발송되는 이모티콘 건수는 무려 24억건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73개의 이모티콘 시리즈가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1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한 이모티콘은 무려 1300여개다. 대박 난 이모티콘은 캐릭터 IP로 활용도도 높다. 억대 수입을 올리는 전업 이모티콘 작가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대박’을 꿈꾸며 부업으로 이모티콘을 그리는 직장인들도 등장했다.

모찌
세숑
요하

▶회사 나와 캐릭터 사업, 실패 뒤 10억 작가로=카카오를 통해 1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이모티콘으로는 모찌, 세숑, 오니기리, 늬에시, 오구, 오버액션토끼, 에비츄, 요하, 나애미 등이 있다.

‘10억 이모티콘 작가’의 대표자는 백윤화(39) 펀피 스튜디오 대표다. ‘모찌’와 ‘세숑’으로 2010년대 초반 카카오 이모티콘 ‘붐’을 이끌어냈다. 백 작가는 NHN 공채 1기로 입사해 9년간 디자이너로 일했다. 이모티콘 시장의 가능성을 본 뒤 2012년 캐릭터 회사 펀피 스튜디오를 창업했다. 직후 내놓은 ‘조이’, ‘푸푸’가 연달아 실패하면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고양이 캐릭터 ‘모찌’와 강아지 캐릭터 ‘세숑’으로 ‘대박 작가’ 반열에 올랐다.

귀여운 아기 캐릭터 ‘요하’로 사랑받은 김재수 작가 또한 초창기 멤버다. e러닝 회사에서 10년 넘게 일하던 김 작가는 퇴직금으로 캐릭터 회사 ‘아포이’를 차렸다. 2012년 캐릭터 홍보 차원에서 카카오 이모티콘을 출시했다. 이후 육아 일기와 스케치에 담아둔 딸 아이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캐릭터 ‘요하’가 주목받았다. 딸, 손녀 같은 친근함을 강점으로 40대 이상 소비자로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요하’는 카카오 이모티콘 흥행에 힘입어 공책, 필통, 스티커 등 다양한 상품으로 재탄생했다.

얄미운 늬에시
오구

▶개성과 B급 감성으로 무장한 20대 작가들=카카오톡 이모티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 4월 ‘이모티콘 스튜디오’가 오픈하면서부터다. 온라인을 통해 카카오에 이모티콘을 제안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작가뿐 아니라 신규 창작자, 일반인까지 누구나 쉽게 참여하게 됐다. 카카오의 심사와 상품화 과정을 거쳐 출시된다. 매달 5000건이 넘는 제안이 들어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독특한 이모티콘을 그리는 20대 ‘10억’ 작가들도 대거 배출됐다. 문종범(29) 작가가 오리너구리 캐릭터 ‘오구’ 이모티콘을 출시했을 때의 나이는 불과 27세다. 도예학과를 졸업한 뒤 예술가의 꿈을 꾸던 중 이모티콘 시장에 대한 기사를 본 게 계기가 됐다. 특이한 동물에 대한 평소의 관심이 곧바로 아이디어가 됐다. 문 작가는 문랩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최근까지 28개의 카카오 이모티콘을 출시했다.

‘B급 감성’ 강자 박철연(31) 작가 또한 20대에 주요 캐릭터 ‘늬에시’를 제작했다. 얄밉고 다채로운 표정의 ‘늬에시’ 시리즈는 출시 직후부터 지금까지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18년 한 해에만 100만개 이상이 팔렸다. 박 작가는 외국계 주방용품 회사에서 4년간 디자이너로 일했다. 실용성이 중요한 주방 용품과 달리 자신만의 개성있는 아이디어를 손쉽게 상품화하는 이모티콘에 끌렸다. ‘늬에시’ 대박으로 회사를 그만둔 뒤 전업 작가로 전향했다. 이 밖에 ‘궁늬에’, ‘읽씹선비’, ‘노비’, ‘마님’ 등 개성 강한 이모티콘을 다수 출시했다. 박지영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