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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까지 ‘여제’다웠다…김연경 “후회는 없다” 국대 은퇴 선언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이 한국의 패배로 끝났다. 경기를 마친 한국 김연경이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마지막까지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은 ‘배구 여제’ 다웠다.

8일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020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부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르비아에 0-3으로 완패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패자로 남지 않았다. 노메달의 아쉬움에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울음을 참았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심판에게 항의도 하고 격하게 포효했던 김연경은 경기 후엔 승자를 예우하고 동료들을 위로했다.

김연경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한국 선수들을 코트 가운데로 모았다. 김연경이 “코리아”를 선창하자, 동료들이 “고”를 외쳤다.

김연경은 이후 네트 옆 기록석으로 가서 공식 기록지에 사인했다. 그러고는 세르비아 선수단에 진심 어린 축하 인사를 보냈다.

경기 종료 후 김연경이 브란키차 미하일로비치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

김연경과 인연이 깊은 브란키차 미하일로비치는 김연경을 꼭 안아줬고, 김연경은 미소를 보이며 미하일로비치의 어깨를 두드렸다. 세르비아 코칭스태프들도 ‘세계 최고의 레프트’ 김연경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김연경은 내내 밝게 웃어보였다.

김연경은 친구 김수지, 오랜 기간 대표팀에서 함께 뛴 양효진, 김희진, 박정아 등 후배들을 차례대로 안으며 위로하고 격려했다. ‘괜찮아’ ‘잘했어’ ‘고생했다’ 그런 김연경의 진심이 전해지는 듯, 동료들은 김연경의 넓은 품에 푹 안겼다.

이어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과 코치진과 통역 등을 코트로 불러 모은 김연경은 사진 기자들 앞에서 밝은 얼굴로 올림픽 마지막 기념사진을 남겼다.

경기를 마친 한국 김연경이 동료 선수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

김연경은 이후 한국 선수단 중 가장 늦게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으로 와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내 입을 뗀 김연경은 작은 목소리로 “아쉽다”고 했다.

그는 “사실 누구도 우리가 이 자리까지 올라올지 예상하지 못했고, 우리 자신도 이렇게까지 잘하리라고 생각지 못했다”면서 “경기에 관해선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돌아가서 (대한민국배구협회) 회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겠지만, 사실상 오늘 경기가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경기”라면서 이번 무대를 마지막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를 통해 후배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을 수 있었을 것 같다”며 “후배들이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여자배구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조별리그 일본전, 8강전 터키전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일궜지만, 이날 경기에선 전력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최종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세르비아에 패해 동메달이 좌절된 한국 선수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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