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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뱅 6일 상장...고평가 논란 벗을까
‘따상’ 시 시총 48조...KB금융 두배
낮은 의무보유 확약비율 발목 예상
고평가 논란에 주가급등 장담 못해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카카오뱅크(카뱅)가 6일 상장한다. 앞선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했지만 낮은 의무보유 확약 비율과 공모가 고평가 논란으로 상장 직후 주가 흐름을 우려하는 시선이 고개를 들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뱅 공모가는 3만9000원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8조5289억원이다. 하지만 상장하는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하기 전인 오전 8시 30분부터 9시에 접수한 호가를 기준으로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시초가가 정해진다. 이 시초가를 기준으로 장중 상하 30%의 가격 제한폭이 적용된다.

만약 시초가가 공모가 2배에 형성되고 장중 상한가로 치솟는 이른바 ‘따상’에 성공하면 상장일 주가는 최고 10만1400원까지 오른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단숨에 48조1752억원으로 불어난다. 이는 4일 종가 기준으로 금융 대장주인 KB금융의 시총인 21조9131억원을 두배 이상 웃도는 규모이자 시총 8위 현대차(48조753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대형 공모주의 따상 공식은 깨진 추세다. 또한 카뱅은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낮은 데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까지 겹쳐 주가 급등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카뱅은 상장 초기에 유통 가능한 주식, 특히 의무보유 확약이 걸리지 않은 외국 기관 물량이 상당한 편이다. 기관 배정 물량 3602만130주의 59.82%에 해당하는 2154만9203주가 최단 15일에서 최장 6개월에 이르는 의무보유 확약을 했다. 올해 상반기에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64.57%)나 SK바이오사이언스(85.26%)보다 낮은 수치다. SKIET의 경우 외국인이 상장일부터 5일간 4720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차익실현 매물이 주가를 끌어내린 바 있다.

기관 확약분, 주요 주주 보유분, 우리사주조합 배정분 등을 제외한 상장일 유통 가능한 카뱅 주식은 전체 주식의 22.6%인 1억712만주다. 이 비율 역시 SKIET(15.04%)와 SK바이오사이언스(11.63%)보다 높다.

카뱅 기업가치를 두고 증권가에서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다만 따상으로 시총 40조원 돌파를 예상하는 ‘장밋빛 전망’은 나오지 않는 분위기다.

BNK투자증권(11조3000억원), 미래에셋증권(11조50000억원), 메리츠증권(15조5000억원) 등은 공모가 기준 시총보다 낮은 수준의 적정 기업가치를 제시했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카뱅은 여수신(예대사업)이 주된 기능이자 수익모델로 엄격하고 보수적인 자본 적정성 감독·규제를 받는 은행인데 비교 기업들은 그렇지 않다”며 “뛰어난 성장성과 혁신성을 인정하더라도 공모가가 쉽게 설득되지 않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카뱅은 공모가 책정을 위한 비교 대상에 외국 핀테크 업체 4곳만 포함하면서 국내 대형 은행 대비 7∼12배 높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했다.

반면 이베스트투자증권(20조원), SK증권(31조원) 등은 카뱅의 적정 기업가치를 공모가 기준 시총보다는 높게 잡았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처럼 빠르게 디지털 금융환경으로 전환하는 시기에는 확보한 고객 기반과 데이터의 양과 질이 금융회사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판단 기준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이담 기자

parkid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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