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그리스 에비아섬에서 발생한 산불로 불이 옮겨 붙은 가옥에 한 남성이 물을 뿌려 화재를 진압하려 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기록적인 폭염을 이어가는 남유럽에서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대규모 산불이 진압되지 않은채 확산되며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AP 통신, CNN 방송,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그리스는 전날 기온이 47.1도까지 올라 유럽 역대 최고 기록에 육박했다.

여기에다 지난달 말부터 이어지던 크고 작은 화재가 이날에는 최소 78건에 이르면서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4일(현지시간) 그리스 전역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 서부 올림피아 유적 부근까지 산불이 번진 모습. [AP]

수도 아테네에서는 인근 산불로 주택이 불타고 잿가루가 날아오면서 77명이 병원에 입원하고 수천명이 대피했다.

3일에는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 권고가 내려졌고, 아크로폴리스를 포함한 유적지도 개방 시간을 단축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1000명 이상이 숨졌던 1987년 폭염 사태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4일(현지시간) 터키 북부에 위치한 한 화력발전소 부근으로 대규모 산불이 번진 모습. [AFP]

터키에서도 일주일 넘게 기승을 부리는 산불로 최소 8명의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화력 발전소까지 불길이 다가오면서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렸다.

당국은 무을라 주(州)에 있는 이 화력 발전소에 소방 헬기를 투입하고 인화 물질 탱크를 비우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강한 바람 탓에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터키 전역에서 지금까지 진화된 산불은 167건, 진화 중인 산불은 16건이다.

이웃 나라인 북마케도니아에서는 동부와 동북부에서 수많은 산불이 번지면서 코차니 지역에 대피령이 내려졌고, 알바니아에서는 최근 몇주 사이에 폭염에 따른 산불 120여건이 발생했다.

터키 남부 해안의 모습을 찍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위성사진의 모습. 잇따른 대규모 산불로 하늘이 흰 연기로 뒤덮여 있다. [AP]

이처럼 동시다발로 산불이 번지면서 국경을 넘어 이웃 나라로 소방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는 4일 이탈리아로 소방 헬기 2대를 보냈고, 키프로스도 그리스를 도우려 소방 헬기 2대를 보냈다.

알바니아에는 네덜란드와 체코에서 각각 보낸 헬기가 도착했고, 북마케도니아에는 슬로베니아 소방 인력 45명이 지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