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스튜디오가 선보인 가상인간 아이돌 연습생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여자 가상인간만 열풍? 남자도 있다”

가상인간 로지를 내세운 광고 영상은 유튜브 게재 1주일 만에 조회수 1000만회를 넘어섰다. 해외 가상인간 릴 미켈라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303만 명에 달한다. LG전자의 래아, 온마인드의 수아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화제 된 가상인간은 모두 여성이다.

가상인간을 활용한 마케팅이 흥행 조짐을 보이면서, 개발사들은 최근 남성 가상인간 출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로지를 개발한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 수아 제작사 온마인드는 후속작으로 남성 가상인간을 예고했다. 남성 모델도 여성 못지 않은 돌풍을 일으킬 지 관련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남성 가상인간이 없지는 않았다. 컴퓨터 비전 전문 회사 딥스튜디오는 2019년 정세진, 민서준, 조은현, 도영원 4명의 가상 인물을 멤버로 한 4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을 제작했다. 연습생 신분으로 멤버마다 SNS 계정을 운영하며 팬들과 일상을 공유한다.

여성 가상인간과 마찬가지 나이, 성격 등이 설정됐다. 정세진은 2002년생, 부산 출신이며 ‘명탐정 코난’ ‘원피스’ 같은 만화를 좋아한다. 2019년 개설된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8만 4000여명에 달한다. 스스로를 아이돌 연습생으로 칭하며 춤·노래 연습 사진과 일상을 올리며 팬들과 소통한다. 그룹명 ‘유어스(YOURS)’로 데뷔를 앞두고 있다.

딥스튜디오의 가상인간 아이돌 연습생 '정세진'(왼쪽), 이모션웨이브의 가상인간 피아니스트 '한울'[각사 제공]

스타트업 이모션웨이브는 지난달 가상인간 피아니스트 ‘한울’(Hanwul)을 선보였다. 한울은 인공지능(AI) 피아니스트로 디지털 싱글 ‘Green Spirit’ 발매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35세 남성으로 호기심이 많고 따뜻한 감성을 지닌 자연을 사랑하는 예술가로 설정됐다.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음악 기술 ‘리마(RIMA)’를 통해 음악을 창작하고 악기 연주가 가능하다.

SNS서 가장 인기를 끄는 남성 가상인간은 미국 기업 Vydia가 2019년 선보인 ‘FN 메카’로 틱톡 계정 팔로워는 990만명이다. 메카는 세계최초 AI 래퍼로 설정돼, 지난 3월에는 싱글 앨범 ‘스피드 데몬(Speed Demon)’을 발매했다. 노래는 딥러닝 기술인 End-to-End(E2E) Training 기술로 제작됐다. 틱톡 계정을 통해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등 화려한 자동차를 자랑하고, 아이폰으로 촬영하며 에어팟(AirPods)을 착용하는 등 사람처럼 행동한다.

국내 개발사들은 남성 가상인간 출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로지를 제작한 개발사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는 ‘로지’의 후속 버전으로 남성 가상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로지를 공개한 올해 초부터 곧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이름과 성격, 나이, 직업 등 구체적인 캐릭터 설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가상인간 ‘수아’를 개발한 온마인드도 후속작으로 남성 가상인간을 내놓을 계획이다. 온마인드 측은 “계속해서 라인업을 추가할 예정으로 남성 모델은 빠르면 다음 순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