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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선접종’ 대상이지만…장애인·외국인 근로자에겐 ‘남 얘기’[촉!]
18세~49세 우선접종 대상자 백신예약 3일 시작돼
한국어 안내· 온라인 접근 어려움 호소하는 경우 많아
“장애인·외국인 근로자 위한 ‘맞춤 지원’ 절실” 지적
3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체육관에 마련된 광진구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유혜정 수습기자] 3일 오후 8시부터 18~49세 우선접종 대상자 백신 사전예약이 시작됐지만, 장애인이나 외국인 근로자 등 접종 취약계층은 여전히 백신 예약에 난항을 겪고 있다.

4일 김현상 몽골노동사회복지부한국주재사무소 권익위원장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몽골,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중국 등 사무실 소속 근로자 25명 중 전날(3일) 백신을 예약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우선 예약에 대한 정보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며 “예약 안내도 한국어로 나와 있고 한글로만 홍보가 되니 외국인 근로자들은 알 길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 위원장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대림역, 가산디지털단지역 등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다니는 거점지에 현수막이라도 걸어서 백신 사전 예약 홍보를 대대적으로 하면 좋을 텐데 그것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안내 문자메시지조차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질병관리청의 백신 예약 접종 홈페이지마저 한국어만 지원해 외국인 근로자의 접근성이 더욱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관계자는 “백신 예약 사이트가 한국어로만 돼 있어 센터나 지인 도움 없이는 예약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0~60대 이상 백신 예약 때는 대리 신청이 가능했지만 우선접종 신청은 대리 접수가 안 될 뿐더러 주소지까지 요구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예약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불법 체류자 신분 외국인 근로자들의 체류 자격 유무를 따지지 않는다고 했지만 불법 외국인 근로자들은 이를 여전히 백신 접종을 꺼리는 애로사항으로 꼽는다.

장애인들 역시 “우선접종이라는 헤택을 전혀 못 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발달장애인인 딸을 둔 강모(49) 씨는 “부모들이 백신을 대신 예약해 줄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옆에서 지원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이면 예약이 어렵다”며 “비장애인마저 백신 예약하기도 힘들었는데 장애인은 더 힘들다”고 했다.

강씨는 지난달 22~24일 열린 발달장애인 대상 사전 예약 기간에 딸의 백신을 신청했다. 그는 “보건소로 전화해 예약을 했는데 3일 내내 전화기를 붙들고 있다가 겨우 신청했다”며 “발달장애인이 아닌 다른 장애인들의 신청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은 “장애인들이 우선접종 대상이 됐지만, 예약자로서 혜택을 못 받고 있다”며 “온라인 접근이 쉽지 않은 장애인들이 원활하게 예약할 수 있도록 지원 인력이 배치되면 좋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김철환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 활동가도 “지자체가 장애인단체와 협력해 장애인 회원들의 정보를 파악한 후 접종 예약에 도움을 주면 좋을 것”이라며 “정보를 얻지 못하는 장애인들은 막연하게 전화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앞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3분기 주요 접종 대상을 18세~49세로 정하고, 이 중 우선 접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대상자는 3일 오후 8시부터 백신예약을 진행했다.

필수업무 종사자(대중교통 근무자, 택배근로자, 환경미화원, 콜센터 종사자), 접종 소외계층(장애인,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 등), 아동·청소년 밀접 접촉자(학원·청소년 관련 종사자, 실내체육시설 종사자 등), 감염 위험이 높은 시설(일반·휴게음식점, 노래연습장, PC방 등) 종사자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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