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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이재명, 그들의 입이 ‘뇌관’
尹, 부정식품 이어 페미 발언 논란
李, 바지발언 이어 대변인 발언 구설
“말 한마디가 승패 좌우...주의해야”
전문가들 두 후보 ‘설화 경계령’ 조언

“설화를 조심하라.”

여야 ‘1강’ 대권주자들의 ‘입’이 대선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가는 곳 마다 연일 구설에 오르며 ‘1일 1망언’이라는 공세를 받고 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는 본인 발언의 논란이 사그라들기 무섭게 캠프 대변인의 음주운전 옹호 발언이 알려지며 난감해졌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가 ‘사이다’같은 직설화법을 구사하는 데다 ‘다언(多言)’ 스타일인 만큼 ‘설화 경계령’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주 120시간 근무’, ‘대구 민란’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윤 전 총장은 연일 신고식을 호되게 치르고 있다. 전날엔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강연에서 ‘저출산 문제’에 대한 질문에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악용돼 남녀 간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얘기도 있다”고 언급해 논란을 빚었다. 윤 전 총장은 강연 직후 기자들이 ‘페미니즘과 저출생을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 아니냐’고 묻자 윤 전 총장은 “그런 얘기를 하시는 분이 있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부정식품이라는 것은, 없는 사람은 그 아래 것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도 논란이 됐다. 설화가 계속되면서 지지율도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본인의 ‘바지 발언’, ‘백제 발언’ 논란이 가라앉을 무렵 캠프 박진영 대변인이 빈곤층의 음주운전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SNS에 올린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박 전 대변인은 전격 사퇴했지만 캠프 안팎으로 설화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선을 앞두고 ‘말 한 마디’가 미칠 파급력이 선거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동안에도 선거를 앞두고 설화 한 마디가 승패를 많이 좌우하지 않았느냐”며 “이번 대선도 선거 구도나 정권심판론 여론의 향방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핵심 변수는 누가 실수, 실언, 실책을 덜 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위험에 많이 노출돼 있는 게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말실수가 적은 ‘모범생 화법’ 스타일의 후보들이 마냥 유리한 것은 결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예전 권위주위 시절엔 지도자의 말 한마디 보다 정치 노선, 방향성, 반독재, 민주화 등 철학과 가치가 중요했지만 지금은 유권자 개개인의 마음이 중요한 감성 시대”라며 “무조건 말을 아끼고 조심하는 모범생 화법과 메시지는 요즘 시대에 국민들 머리에만 닿고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윤 전 총장이 최근 설화를 빚고 있지만 처음에 뜬 것도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전에는 저한테 안그러셨지 않습니까’ 등의 말 한 마디 아니었느냐”며 “툭툭 내지르는 직설화법은 잘못 구사하면 치명타가 되지만 잘만 하면 매우 효과가 좋다. 양면성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선 주자들이 말의 중요성, 화법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즉흥적이고 순발력으로만 대응할 게 아니라 용어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조언했다.

이들이 스타일을 바꾸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준한 교수는 “50~60년 간 써온 언변과 버릇이 쉽게 고쳐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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