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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경선 라인업 드러난 국민의힘, 비전 경쟁으로 승부하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격 입당으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라인업 윤곽이 확실한 모습을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을 포함해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당내 인사는 모두 14명이다. 여기에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합류하고 대권 의지를 표명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까지 가세할 경우 판은 더 커진다. 이렇게 되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은 거대한 야권 통합의 한마당이 될 것이다. 이준석 대표가 공언한 야권 ‘경선버스’는 이제 시동을 건 셈이다.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후보 간 경쟁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윤 전 총장보다 한 발 앞서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가파른 상승세를 등에 업고 4일 대선 출정식을 한다. 기존 당내 주자군의 행보도 분주하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일 “정권교체에 모든 걸 쏟아붓겠다”며 지사직을 던지는 승부수를 띄웠다. 유승민 전 의원도 언론 매체와 SNS 메시지를 통해 공약을 발표하는 등 속도를 부쩍 올리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5선의 조경태 의원을 선대본부장으로 영입했고,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도 저서를 발간하며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초선으로 출사표를 던진 윤희숙 의원은 연금개혁 공약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지지세력 규합에 나섰고, 다른 주자의 움직임도 속도를 더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재야 인사가 아닌 ‘정당인’으로서의 윤 전 총장 행보다. 사실 윤 전 총장은 30년가량의 검사생활 외에는 내세울 만한 경험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이제 그는 검사가 아닌 ‘국가지도자’로서의 역량을 경선 과정에서 입증해야 한다. 난마처럼 얽힌 사회적 갈등의 조정은 물론, 외교 국방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에 걸친 소신과 능력을 보여주고 그 판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윤 전 총장이 주창해온 ‘공정’과 ‘상식’을 구현할 구체적 방안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요양급여 부정 수급 문제로 구속된 장모, 부인 김건희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 해소 역시 비켜갈 수 없는 사안들이다. 한 나라를 이끌 대통령 후보는 지나치다 할 정도로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 지금의 높은 지지율은 한순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의힘 경선에 나선 모든 후보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대결로 정정당당한 승부를 겨뤄야 할 것이다. 경선이 정책대결이 아닌 후보 간 흑색선전의 난타장으로 변질된다면 민심은 돌아서고 열망하던 정권교체는 결국 물 건너 가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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