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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미면 메달 박탈하라니”…사회 각계, 잇단 ‘안산 비방’ 비판[촉!]
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 선수 대상으로
‘숏컷 페미’ 낙인·도넘은 비방 계속 나와 문제 ‘지적’
여성계·노동계 등 “韓사회 만연한 혐오·차별 현주소”
“성차별 괴롭힘 용인한 결과”…‘사회 변화’ 요구까지
30일 일본 도쿄(東京)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한 안산이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안산은 혼성·여자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우승해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이 됐다.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의 대기록을 쓴 국가대표 안산(20·광주여대)을 향한 도 넘은 비방에 여성계, 노동계 등 사회 각계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안산이 2020 도쿄올림픽 혼성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부터 일부 남초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른바 ‘숏컷(쇼트커트) 페미’ 논란과 함께 메달 반납 주장까지 나오는 데 대해 “성차별과 혐오를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등 29개 여성단체는 30일 공동 논평을 내고 “‘숏컷이라서’, ‘페미니스트라서’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은 2021년 한국 사회의 만연한 혐오와 차별을 보여주고 있다. 페미니즘의 정의를 ‘남성혐오’로 왜곡하고 특정 외모 표현을 가지고 페미니스트라고 낙인찍고 억압하려 하며 성차별적 괴롭힘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이 온라인 괴롭힘은 안 선수 개인뿐 아니라 페미니스트 여성 전체를 위협하는 일”이라며 “온라인 일부 공간에서 남성이 자기 위안과 유희의 도구로 페미니즘을 탓하고 공격하는 것을 정치가 이용했고 사회가 받아 준 결과”라고 비판했다.

진보당 인권위원회도 같은 날 “안산 선수를 비롯해 여성들에게 향하는 혐오적 괴롭힘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 일부 남성들의 온라인상에서의 행태는 명백한 여성, 페미니스트에 대한 성차별주의자들의 혐오와 괴롭힘”이라고 논평했다.

이어 “사회적 소수자성을 띄는 집단에 대해 혐오하고 공격해도 문제가 되지 않았던 시간들이 쌓여 지금과 같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며 차별금지법 제정 등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안 선수에 대해 사상 검증을 하고 메달을 박탈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말 같지도 않은 말로 선수를 비방하는 행위에 대해서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대한체육회, 대한양궁협회 등이 적극 나서서 선수를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안 선수의 당당한 숏컷 라인에 함께 서서 응원하겠다”고 지지했다.

이에 앞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29일 논평에서 “안 선수에 대한 페미니즘 사상 검증과 페미니스트 사냥 행태에 대해 심히 우려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며 혐오와 폭력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 선수에 대한 온라인 공간의 폭력은 ‘숏컷은 페미니스트’라는 근거 없는 주장이 시작이었다고 여겨지나, 그 기원은 최근 GS25의 손가락 모양 페미 논쟁에서 반페미니스트들의 억지 주장에 일부 기업들이 동조한 것에 기인한다”며 “여성에 대한 사이버폭력이 용인된 사례들이 혐오집단에게 성취의 경험으로 누적되면서 지금의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안산은 30일 일본 도쿄(東京)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전에서 연장전(슛 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6-5 승리를 거두며 이번 올림픽에서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궁은 물론 우리나라 하계 올림픽 사상 첫 단일 대회 3관왕의 주인공도 됐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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