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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장이 안뛴다’… 안산 ‘극강 멘탈’로 양궁 3관왕
마지막 슛오프 화살 쏠때조차 심박수 118
韓 선수 경쟁 사라져… 개인전 부담 덜어
안산 “목표, 단체전 금”이라더니… 3개 金 싹쓸이
안산이 30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자신의 이름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한국 올림픽 대표 양궁 선수 안산이 금메달을 따는 과정에서 보인 낮은 심박수가 관심을 끌고 있다. 안산과 경쟁했던 선수들이 150~160bpm(분당 심박수)을 기록한 것에 비해 안산은 그들의 절반 수준인 100bpm 안팎의 심박수를 기록한 것이다. 안산 본인이 밝힌 ‘극강 멘탈’의 비밀이 그의 낮은 심박수 덕분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안산은 당초 이번 도쿄 올림픽 목표를 ‘단체전 금메달’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혼성전은 물론 개인전까지 모두 싹쓸이 1위를 차지하며 사상 최초로 하계 올림픽 단일대회 3개 금메달 기록도 세우게 됐다.

여자 양궁 안산이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에 올랐다.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 안산이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에서 30일 여자 개인전, 지난 25일 여자 단체전, 지난 24일 혼성 단체전 시상대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연합뉴스

안산은 그러나 30일 오후 생애 첫 올림픽 무대이자 단일 대회 3개 금메달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뒤 한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심장이 터질 것 같고 기쁘다”고 말했다. 안산은 결승전에서 마지막 슛오프를 쏘기 직전 쏠 화살을 고르는 과정에서도 무표정 상태를 유지할만큼 평정심을 유지했다. 그러나 그는 모든 대회가 끝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이번 대회 세번째 금메달을 딴 뒤 울었다. 안산은 “저 원래 되게 많이 울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 중 보인 안산의 차분한 모습과 경기가 모두 끝난뒤 안산이 언급한 ‘심장이 터질 것 같다’는 말은 배치된다. 왜냐하면 이번 올림픽부터 양궁에는 선수의 심박수가 자동으로 표기돼 중계되기 시작했는데, 안산이 마지막 결승 슛오프를 쏠 때의 심박수는 불과 118이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오시포바의 슛오프 때 심박수는 167회를 기록했다. 극강 멘탈의 배경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낮은 심박수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한국 양궁선수들은 심박수 훈련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양궁 국가대표들이 받는 훈련 가운데엔 들뜨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훈련 역시 포함돼 있는데 심박수 수치를 인공지능(AI)이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심리 훈련을 하면서 심박수를 가급적 낮게 유지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설명이다. 기보배 전 양궁 선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들은 심박수 수치에 대한 훈련을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안산이 30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16강 일본 하야카와 렌과 대결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안산은 8강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안산이 이날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배경엔 극강의 평정심도 한몫 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안산이 두번째 금메달을 딴 뒤 국내에서는 일부 극우 사이트들을 중심으로 안산이 페미니스트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산이 여대(광주여대)를 다니고 머리가 짧다는 것이 안산에 대해 ‘페미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박채순 총감독 등 대표팀 코칭스태프들도 안산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 우려했다. 정의선 양궁협회 회장도 이날 오전 안산에게 전화해 “신경 쓰지 말고 경기에 집중해 달라”고 격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안산은 당초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면서 “목표는 단체전 금메달”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올림픽 예선 랭킹라운드에 참가해 한국 대표팀 가운데 최고점을 쏴 혼성 단체전 출전 자격이 주어져 첫번째 금메달을 따게 됐다. 이후엔 자신의 목표였던 여자 단체전에 출전해 금메달을 땄고, 30일에는 마침내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하면서 한번의 하계 올림픽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딴 사상 첫 한국 선수가 됐다.

안산이 30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16강 일본 하야카와 렌과 대결에서 활을 쏘고 있다. 연합뉴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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