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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돌 편견·무수한 도전 넘어 아티스트로…지구상 가장 강력한 군대 ‘아미’는 성장 동력 [헤럴드 뷰-‘시대의 아이콘’ 방탄소년단]
자신들 생각·경험 음악에 담아 청중과 소통
빌보드 1위 하자 “영어곡이라 가능” 저평가
한국어 ‘라이프 고스 온’ 1위 부정적 시선 깨

방탄소년단의 성취는 ‘어쩌다 찾아온 행운’이 아니다. 방탄소년단이 걸어온 길엔 도전과 극복의 역사가 함께 한다. 데뷔 이후 지난 8년간 무수히 많은 도전, 엄격한 시선과 한계의 극복이 따라왔다.

2013년 중소 기획사에서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흙수저 아이돌’의 대명사였다. SM·YG·JYP의 3대 기획사 출신이 아닌 데다, 당시 가요계에선 주목하지 않은 ‘힙합 아이돌’을 표방했다. 잘 설계된 시스템 안에서 태어난 ‘공장식 아이돌’이라는 편견을 뛰어넘기 위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음악에 담았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저서 ‘갈등하는 K팝’을 통해 “방탄소년단은 시작부터 K팝 아이돌보다 글로벌 가수와 비슷했다”며 “내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쓴 가사와 음악으로 청중과 소통했다. 전문 프로듀서와 작사가들이 써준 노래를 부르는 것이 보통인 일반적인 K팝 아이돌과 차별되는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

2017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 수상을 시작으로 방탄소년단의 기록 행진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제무대에서 전에 없던 기록이 나온 한국 가수라는 점에서 방탄소년단에겐 엄격한 시선과 폄훼의 시각도 따라온다. 2018년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가 외국어 앨범 최초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에 오르자 “앨범 판매는 팬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라는 폄훼가 이어졌다.

영어곡을 통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자 새 역사가 기록됐다. 지난해 8월 발매한 첫 영어곡 ‘다이너마이트’는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에서 정상을 밟았다.

팝 음악계에선 “영어곡이기에 가능한 성과”라며 저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한국어 곡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으로 1위에 오르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K팝의 한계를 극복하고, 부정적 시선을 보기 좋게 깨부쉈다.

방탄소년단의 성장 동력은 ‘팬덤’에서 나온다.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로 꼽히는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다. ‘다이너마이트’ 이전까지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로 뿌리내린 ‘K팝 마니아’ 팬덤을 확보한 것처럼 보였으나, 대중성을 얻은 이후 팬덤은 경계 없이 확장됐다.

방탄소년단이 결속력 강한 팬덤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활발한 ‘소통’에 있다. 이들은 데뷔 6개월 전인 2012년 12월 트위터 계정을 개설, 글로벌 팬과 활발히 소통해왔다. 현재 36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팬덤이 커지는 만큼 방탄소년단의 성취를 ‘팬덤의 승리’로 보는 시선은 여전하다. ‘퍼미션 투 댄스’의 작사, 작곡에 참여한 ‘팝스타’ 에드 시런은 이 곡이 ‘핫100’ 1위에 오르자 “이것을 가능하게 한 원더풀 팬베이스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느 작곡가도 팬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하는 경우가 없는데 에드 시런이 방탄소년단의 1위를 팬덤의 덕으로 보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방탄소년단이 가는 길은 전례가 없다. 편견과 한계를 딛고,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정민재 평론가는 “막강하고 강력한 팬덤이 있기에 방탄소년단의 성과들이 나온 것도 맞는 이야기이다”라며 그럼에도 “아시아인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스타덤을 획득한 유례 없는 슈퍼스타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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