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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 폐지 ‘대못’ 메르켈 “獨, 기후위기 대응 충분치 않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16년간 총리로 재직하면서 진행한 연례 여름 기자회견의 모습을 망리한 사진이다. 맨 위의 왼쪽 사진이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 나온 메르켈 총리 모습이다. 맨 아래 왼쪽 사진은 2006년 기자회견 때 장면이다. 그는 집권 동안 글로벌 금융위기, 유로존 부채 위기, 이민 위기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겪으면서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을 이끌었다. 그는 코로나19·홍수 등을 거론, “매주가 도전”이라며 “총리 재임 마지막날까지 그런 식으로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앙겔라 메르켈(67) 독일 총리는 22일(현지시간) “독일은 기후위기에 직면해 경제를 재조정하려고 많은 일을 했지만 이제까지 달성한 건 충분치 않다”고 인정했다. 내년까지 원자력 발전을 폐지키로 한 10년 전 결정을 옹호하며 향후 정부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퇴임 전 마지막 연례 여름 기자회견에서 이런 소회를 밝혔다. 그는 9월 26일 치러지는 연방선거 뒤 16년 동안 역임했던 총리직에서 물러난다.

독일 서부에 지난 주 쏟아진 폭우·홍수로 최소 179명이 사망하고, 사회기반 시설도 파괴됨에 따라 기후 비상사태가 최대 정치의제로 떠오른 상황을 반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구 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수준과 비교해 섭씨 2도로 제한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을 거론, “독일 뿐만 아니라 세계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객관적 상황은 우리가 현재의 속도론 계속할 수 없고 템포를 높여야 한다고 요구하는 점을 알 수 있는 충분한 과학적인 감각이 내게 있다”고 했다.

이어 “독일만으론 세계 기후를 바꿀 수 없지만 우리가 하는 방식은 다른 이들이 따를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헬무트 콜 전 총리 밑에서 1994~1998년 환경장관을 지낸 메르켈 총리는 “보다 효율적인 기후 보호를 위한 글로벌 공동 조치를 위한 투쟁이 내 정치 활동의 전반을 형성했다”고도 했다.

메르켈 총리는 아울러 독일 정부가 원자력 발전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키로 한 2011년 결정을 방어했다. 일각에선 독일이 석탄 발전에 더 의존하게 됐다고 비판하는 지점이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의 경우 주사위는 던져졌다”며 “그런 측면에서 미래의 정부가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홍수와 관련, “피해 규모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매우 크다”고 했다. 독일 정부는 전날 홍수 피해 지원을 위해 2억유로의 긴급 재정을 승인했다.

메르켈 총리는 “홍수 지역의 주택, 철도, 에너지관을 재건하는 건 총리직의 마지막 날까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1시간반 가량 진행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메르켈 총리는 퇴임 후 계획에 대한 질문에 “이후를 생각할 시간과 공간이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핏 포(Fit for) 55’라고 이름 붙여진 유럽연합(EU)의 기후 보호 계획에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시사했다. 새로운 독일 정부가 구성되는 동안 이에 대한 힘든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다. 핏 포 55는 EU 집행위가 지난 14일 발표한 것으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55% 감축을 위한 전략 패키지다. 탄소국경세가 여기에 포함돼 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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