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 [헤럴드비즈] 스마트그린산단, 탄소중립과 산업혁신의 공간

18세기 중반 시작된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엄청난 탄소를 배출해왔다. 그 결과 현재 지구의 온도는 산업혁명 시작 이전보다 약 1도 정도 상승했다. 과학자들은 여기서 1.5도가 더 상승하면 지구는 사람이 살 수 없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기후변화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는 탄소중립을 향해 신속하게 달려가고 있다. 탄소 발생량과 흡수량을 일치시켜 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2016년 발효된 파리협정 이후 120여개 나라가 ‘2050 탄소중립 목표 기후동맹’에 가입해 함께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디지털과 그린을 두 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에 이어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사실상 제로로 만들 것을 목표로 지난 12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환경문제와 경제위기를 동시에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의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그중에서도 산업단지의 변화가 눈에 띈다. 경제성장의 큰 축을 이뤘던 산업단지는 국토 면적의 1.4% 수준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33%, 미세먼지 배출량의 22%를 차지해왔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으면서 탄소중립이라는 사회·제도적 대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산업단지의 변화가 절실했다. 이에 정부는 기존의 저렴하고 신속한 산업단지 개발 방식에서 나아가 저탄소·친환경과 기업 혁신 성장을 중심으로 하는 ‘스마트그린산업단지’로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다.

스마트그린산업단지의 가장 큰 특징은 에너지 자립화, 인프라·기업활동 디지털화, 지속 가능한 친환경화라는 3가지 요소가 종합적으로 구현된다는 데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와 에너지효율을 높여 입주 기업과 각종 인프라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를 스스로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한다.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한 디지털화를 통해 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첨단 신산업으로 전환을 이끈다. 여기에 더해 녹지 같은 탄소 흡수원을 확대함으로써 산업단지를 단순히 산업활동만을 위한 공간을 뛰어넘는 지속 가능한 친환경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본격적인 스마트그린산업단지 조성에 앞서 정부는 성공적인 사업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먼저 초기 계획 단계의 산업단지 3곳을 시범단지로 선정했다. 우선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대규모 재생에너지 생산설비를 설치하고 에너지·디지털 관련 실증사업 등 스마트그린 요소를 종합 구현해 국내 최초 RE100(Renewable Energy 100)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할 것이다. 대구 율하 도시첨단산업단지와 전주 탄소국가산업단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존보다 최소 25% 이상 감축할 수 있는 스마트그린산업단지 모델을 만들 예정이다.

국가 시범산업단지 조성 이후 확산 단계에서는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와 함께 일반산업단지로 사업을 확대하고, 해마다 새롭게 지정하는 산업단지의 약 25% 수준을 스마트그린산업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총 35개의 스마트그린산업단지를 지정함으로써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한편 기업의 혁신 성장을 도울 것이다.

탄소중립이라는 새로운 국제질서는 이제 먼 얘기가 아니다. 환경적 가치에 한정되는 문제도 아니다. 이미 해외 주요 국가 사이에선 탄소국경세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RE100 요구가 커지고 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산업구조상 산업단지의 체질개선과 RE100 도입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제 ‘스마트그린산업단지’의 첫걸음이 시작됐다. RE100 새만금 산업단지를 시작으로 그 성과를 확산해 산업단지가 한국판 뉴딜과 탄소중립의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윤성원 국토교통부 제1차관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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