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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단계에도 연일 최다 확진…시민들 “연장 아닌 ‘5단계’ 필요”[촉!]
시민들 “여행·모임 달라진 것 없어”
“거리두기 4단계, 제재 약해”
전문가 “‘락다운’ 빠진 반쪽짜리 거리두기”
지난 21일 제주시보건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무더운 날씨에도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22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이 11일째를 맞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800명을 넘어서며 연일 최다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과 시민들 사이에서 “4단계 이상의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A(25)씨는 “인턴으로 회사에 출근한 날 옆자리에 앉았던 다른 인턴이 확진돼 자가격리 중”이라며 “회사는 회사대로 재택근무를 하지 않고, 4인 모임은 대부분 점심으로 옮겨지니 (개편 전)거리두기 2단계와 달라진 점이 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대기업 공채도 준비 중이었는데 이번 주 필기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게 됐다”며 “4단계로도 확산세를 못 막으니 결국 여럿이 피해를 본다”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 강서구에서 그룹 과외 교사로 일하는 김모(54)씨도 “지난해에는 확진자가 700명대만 되어도 학부모들이 수업하지 말아달라고 했는데 지금은 거리두기 4단계여도 학부모들이 수업을 강행하길 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위에서 ‘강화도는 2인 이상 집합 금지 예외’라며 식구들 끼리 다음 주 펜션을 예약해 휴가를 다녀온다고 하더라”며 “이쯤 되면 더 강력한 ‘거리두기 5단계’를 새로 만들어야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차모(27) 씨는 “지난주에 4단계로 격상됐다고 해서 약속을 다 취소하고 ‘방콕’했지만 친구들은 전부 설악산이나 계곡으로 놀러 간다고 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영화관에도 사람들이 몰린다고 하는데 불 꺼놓은 상영관 안에서 마스크를 벗을지 누가 아냐”며 “다중이용시설도 그대로 문을 여니 거리두기가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고 했다.

전문가들 역시 현행 거리두기 4단계 연장만으로는 감염 확산세를 막을 수 없다는 의견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842명으로, 역대 최다기록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4단계가 처음 적용된 지난 12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100명이었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재 4단계는 거리두기 개편 전 2단계 만큼의 효과도 못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저녁 모임만 차단 됐고 비수도권에서는 거리두기가 격상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민들이 휴가철 지방으로 여행을 가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다음 주에는 2000명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정부가 거리두기를 최소 단계부터 최대 단계까지 새로 개편한다고 했지만 지금 4단계는 사실상 중간 단계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거리두기에는 ‘락다운’ 수준의 제재도 없다”며 “다중이용시설 등도 이용할 수 있는데 결국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눈치만 보다가 방역에 실패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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