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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대우건설 살리려 인수한다”는 정창선 회장의 진심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우건설 인수 목적을 확실하게 밝혔다. “살리기 위해 인수한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대우건설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패한 매각 과정을 포함해 주인 없는 20여년을 보내며 옛 명성은 큰 손상을 입었다. 한때 국내 최고를 자랑하던 시공 능력 순위는 6위까지 떨어졌다. 무엇보다 지금도 매각을 위한 경영에 치중하다 보니 성장동력과 미래비전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앞날에 대한 기약 없이 오늘만 살아나가기에 바쁜 꼴이다. 정 회장이 살리겠다는 건 “대우건설을 기업다운 기업으로 되돌려 세계적 건설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미인 셈이다.

대우건설 위기의 원인은 주인 없는 기업의 한계다. 인사 시즌이면 임직원들의 정치권 로비가 줄을 잇고 사장 선임 때마다 낙하산 인사 문제가 불거진 게 대우건설이다. 내부 통제력은 상실됐다. 하청 중심의 다층 협업 구조인 건설업체에 리더십 부재는 치명적이다. 전직 임원들에 대한 특혜 하도급이 만연했고 내부 부실은 감춰졌다. 더는 덮지 못해 부실이 터지면 대거 물갈이와 청소작업이 진행되지만 곧 또 다른 부실이 잉태됐다. 지난 20여년은 그런 과정의 반복이었다.

그럼에도 대우건설은 무너지지 않고 최상위권 건설사의 규모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공적 자금의 역할이 크다지만 그만큼 기술과 인력에 저력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정 회장이 대우건설에 주목하고 인수를 추진하는 진짜 이유다.

대우건설은 새 주인을 맞아 날개를 활짝 펴야 한다. 그러려면 어떤 회사가 얼마에 인수하느냐보다 미래 가치를 높여줄 만한 회사인지를 봐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인수 능력이다. 중흥은 인수자금을 순수 자기자금으로 마련한다. 자금 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한 단기 차입 이외에 재무적 투자자가 없다. 일정 기간내에 투자금을 회수해 차익을 실현해야 한다는 부담도 없다.

비용절감 및 통제,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목전의 이익보다 더 중장기 투자에 주력할 수 있는 저력도 인수자의 자금력에서 나온다. 금호가 대우건설을 다시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결국 과도한 차입에 의존한 인수였기 때문 아닌가. 정 회장이 “대우건설에 유동자금이 생기더라도 절대 중흥으로 빼 나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건 그런 자신감의 발로다.

정 회장은 중흥과 대우건설의 각자도생과 각자 발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중흥의 기업공개 가능성도 일축했다. 합병에 대한 의구심 자체를 지워버린 것이다. “대우건설을 세계적 건설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에 이보다 진심을 담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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