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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J·jp에 ‘준스톤’·‘왕토좌’까지…野 ‘별명 정치’도 대박 [정치쫌!]
약칭 생긴 윤석열·최재형·홍준표
이준석·양준우 등 수식어도 눈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
최재형 전 감사원장. [연합]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Y(윤석열 전 검찰총장), J(최재형 전 감사원장), jp(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이에 더해 ‘준스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왕토좌’(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 등.

범야권 내 ‘별명 정치’가 풍년이다.

자신을 ‘브랜드화’하기 위해 알아서 만든 말이 있는가 하면, 특정 인사 혹은 진영에서 당사자의 뜻과 상관 없이 붙여준 수식어도 있다. 주목도가 높아지길 바라는 몇몇 주자들 사이에선 자신에게 걸맞는 꾸밈말이 무엇이 있는지를 고민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의 대권주자인 윤 전 총장에게는 ‘Y’라는 별칭이 붙었다.

윤 전 총장 캠프에서 공보를 담당했던 이동훈 전 대변인이 지난 13일 윤 전 총장을 Y로 표현하며 “여권 사람들이 찾아야 Y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이번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없던 일로 해주겠다고 했다. 경찰과도 조율이 됐다고 했다”는 취지의 말을 하면서다. 윤 전 총장 측은 Y라는 말에 크게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다. Y라는 수식어 뒤에 ‘여권 공작설’이 따라붙는 데 대해 “윤 전 총장이 그만큼 여권에서 위협되는 인물이라는 뜻 아니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이 스스로 밀고 있는 말은 ‘엉덩이 탐정’이다.

검사 출신으로 따라오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친근함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엉덩이 탐정은 2019년부터 국내에 방영된 일본 애니메이션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의 주인공 캐릭터다. 엉덩이 모양의 얼굴과 2대8 가르마를 탄 게 특징이다. 그는 이어 페이스북에 ‘셀카 탐정’, ‘민생 탐정’이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밖에 ‘석열이 형’, ‘애처가’, ‘나비 집사’ 등의 말도 스스로에게 붙인 별명이다.

후발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J형’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최 전 원장의 이름의 첫 글자인 ‘재(Jae)’에서 J를, 이어 마지막 글자인 ‘형’을 그대로 붙인 것이다. 최 전 원장 측은 국민의힘 입당 직전 만들어진 공보용 단체 채팅방의 이름도 ‘J형의 프레스 프렌들리’라고 지었다. 이 또한 판사 출신의 엄숙한 이미지를 걷어내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당내 유력 주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이름에서 따온 ‘jp’를 내걸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YS), 김대중 전 대통령(DJ),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JP)에서 시작한 약칭 계보를 이어받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여의도 정치권에서 한 인물에 대한 약칭은 그 사람이 정치적 입지와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상태에서만 붙인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다. 홍 의원의 이런 시도에는 자신이 손 꼽히는 지도자감으로 무게감을 갖췄다는 것을 보이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대권에 도전장을 낸 하태경 의원은 ‘핫태(핫하다)’, 윤희숙 의원은 ‘철의 여인’이란 수식어를 갖고 있다.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장기표 국민의힘 김해을 당협위원장은 스스로를 ‘영원한 찐보’라고 내세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신임 대변인단 임명장 수여식에서 양준우 대변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국민의힘 지도부 안에서도 별명 정치가 성행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는 ‘준스톤'’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 대표의 이름의 '석(錫)'을 돌 석(石)으로 보고 붙인 별명이다. 이 대표 본인도 이 별명을 인지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행사인 ‘나는 국대다’ 포스터에 ‘위드(with) 준스톤’이란 말을 덧붙일 정도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온라인 게임 세계에서 ‘왕토좌’라고 불린다.

그가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생성하고 키운 ‘왕토’라는 캐릭터는 게임의 세계관 속 100위권의 랭커였다. 양 대변인은 그 경험을 살려 지난 4월 메이플스토리를 운영하는 넥슨 주최의 고객 간담회에 참석해 게임사의 부당한 운영방식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그는 그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좌’라는 존칭을 얻게 됐고, 그 별명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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