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거래허가제 여파로 집값 뛰고, 재건축 이주에 전셋값 뛰고”…서초 주택대란 [부동산360]
서초구 아파트 매매·전세가격 동반 상승
3~5월 서울 평균 하회했으나 6월 급등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에 거래허가제 풍선효과도
임대차법發 전세 품귀 상황에 재건축 이주수요 몰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 시세표.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서울 서초구 주택시장이 ‘불장’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매매·전세 가격이 동반 급등하며 서울 전반의 집값·전셋값 상승을 이끄는 분위기다. 매매시장에선 강남권 주요 지역의 토지거래허가제 여파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데다 재건축 이주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15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초구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달 대비 2.30% 상승했다. 서울 평균(1.66%) 상회하는 수치로 동작·노원에 이어 서울 25개구 가운데 세 번째로 높다. 서초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3~4월 서울 평균치를 크게 하회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으나 5월 평균선까지 오르며 상승폭을 넓혀가고 있다.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고 지난달 양도소득세 중과를 기점으로 매물이 잠기면서 호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특히 토지거래허가제가 적용되지 않아 반사이익을 누리는 모양새다. 압구정동을 비롯해 삼성동, 청담동, 대치동 등 강남권 주요 지역은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112.98㎡는 지난 3일 48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석 달 전 거래가격(43억3000만원)보다 5억5000만원 오른 것으로 신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재건축 조합원 이주가 시작된 반포 주공1단지로도 매수세가 여전히 유입되고 있다. 전용 140.13㎡는 지난 2일 53억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이 단지에선 5~6월에만 9번의 손바뀜이 있었다. 거래 가능한 물건이 희소하지만 나오면 팔려나가는 분위기라고 현지 중개업소는 전했다.

전세시장은 상황이 더 나쁘다. 재건축 이주 수요로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조사 결과, 지난달 서초구의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률은 5.68%까지 치솟았다. 서울은 물론 KB국민은행이 주택 가격을 조사하는 전국 163개 지역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전국 2위인 용산구(3.54%)와의 격차도 2%포인트가 넘는 수준이다. 올해 4월까지만 해도 서울 평균에 크게 못 미칠 정도로 전셋값이 안정적이었지만 5월 평균 수준으로 올랐고 6월 폭발했다.

지난해 임대차보호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 이후 전세물량이 쪼그라든 상황에서 반포주공, 방배 13구역 등 재건축단지가 일제히 이주를 시작한 여파다. 반포동 디에이치라클라스, 서초동 서초그랑자이 등이 새로 입주를 시작했으나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서초구의 전세 수요는 인근 동작구, 용산구 등으로 이동하고 있어 이들 지역의 전세 가격도 뛰고 있다.

반포동 인근 아파트 전세 가격은 연일 신고가 기록을 세우고 있다. 반포리체의 경우 전용 84.97㎡가 지난달 11일 보증금 29억3000만원에 전세계약서를 썼고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도 지난달 19일 보증금 39억8000만원에 전세거래를 맺었다. 모두 역대 최고 가격이다. 래미안퍼스티지 역시 84.93㎡ 전세가 지난 5월 보증금 21억원으로 신고가를 찍었다.

당분간 서초 주택시장은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매매 수요 유입이 꾸준한 상황에서 전세난이 악화되고 있어 전셋값이 매맷값을 밀어올리는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방침을 철회한 만큼 투자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반포에서 시작된 전세 불안이 인근으로 번지고 있는데 임대차 3법 시행, 입주물량 감소 등과 맞물려 시장 상황을 악화할 우려가 있다”며 “전세난이 매매시장을 자극하면 집값 상승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초구는 지난 14일 반포3주구 재건축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하면서 조합 측과 협의해 이주시기는 9월로 조정했다. 최근 반포 일대의 대규모 재건축 조합원 이주로 전세시장이 불안해진 만큼 이주 수요 분산을 통해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다.

ehki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